강진 실종 여고생, "위험하면 신고해달라" 요청

강진 실종 여고생, "위험하면 신고해달라" 요청

2018.06.20. 오후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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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진 여고생 실종 사건과 관련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아빠 친구의 행적에 이상한 정황들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여고생이 실종 하루 전날에 친구에게 "위험하면 신고해달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이승배 기자!

위험하면 신고해달라는 문자, 이게 정확히 어떤 건가요?

[기자]
오늘 오전에 전남지방경찰청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확인된 내용입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실종 당일, 그러니까 16일 날 친구에게 "아저씨를 만나서 아르바이트를 간다"는 문자를 보낸 것만 알려져 있었는데요.

문자가 또 있었습니다.

실종 당일이 아니라 하루 전날인 15일 날 보낸 내용인데요.

"나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면서 "페이스북 메신저를 잘 봐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위험하면 신고를 해달라"는 내용도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보낸 시간은 15시 45분, 오후 3시 45분쯤이었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받은 메신저에는 또 다른 내용도 있었는데요.

용의자, 그러니까 "아빠 친구가 자기랑 같이 아르바이트를 가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절대 말하지 마라"고도 했습니다.

이 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실종 당일 여고생 휴대전화는 위치추적 기능이 꺼져 있었습니다.

요즘 휴대전화를 보면 자신의 위치를 자동으로 알 수 있게 GPS 기능이 들어있는데, 그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이 메신저를 받은 사람은 실종된 여고생과 유치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아르바이트를 처음 가고 불안했던 마음 때문에 이런 문자를 보냈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했는데,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유력 용의자에 대한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추가로 더 확인됐다면서요? 뭔가요?

[기자]
어제 YTN이 단독으로 보도했던 내용, 여고생 엄마가 집에 찾아오니까 용의자가 도망쳤다, 그리고 실종 당일 집에 와서 세차를 했다, 이 내용도 선뜻 이해가 안 됐는데요.

이것뿐이 아니었습니다.

용의자가 외출 나갔다 집에 돌아와서 무언가를 태웠다는 겁니다.

경찰은 의류, 그러니까 옷가지로 추정을 했는데요.

오후 5시 35분에서 40분 사이, 5분 동안에 휘발유 같은 기름을 붓고 무언가를 태웠고, 이 모습이 그대로 CCTV에 찍혀 있다고 했습니다.

또 있는데요. 이 내용은 YTN이 오늘 오전에 단독 보도했던 내용입니다.

여고생이 실종된 당일 용의자가 외출해서 돌아올 때까지 휴대전화를 자신의 가게에 두고 간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아예 안 갖고 나갔다는 말입니다.

처음에는 경찰도 휴대폰을 갖고 갔을 거라고 봤는데, 용의자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보니까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곳이 바로 용의자가 운영하는 보신탕 가게였습니다.

그냥 깜박했을 수도 있지만, 뭔가 위치를 들키지 않으려 했을 거라는 의심도 듭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내용을 들으면 의심이 더 듭니다.

용의자 김 씨가 평소 운전을 할 때 블랙박스를 끄고 다닌다는 진술이 나온 겁니다.

경찰이 용의자 승용차 블랙박스를 확인해봤는데, 실제로 실종 당일 찍힌 영상은 전혀 없습니다.

저장장치에 마지막으로 찍힌 영상은 지난달 25일 화면이었습니다.

이 차는 김 씨와 아들이 함께 타고 다닌다고 경찰은 말했습니다.

[앵커]
위험하면 신고해달라,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나랑 같이 간다는 얘기를 하지 말아라, 그리고 용의자는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나갔고 블랙박스까지 꺼졌다.

무언가 숨기고 싶은 게 있다, 이런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경찰 판단은 뭔가요?

[기자]
강성복 전남지방경찰청장은 "지금까지 드러난 모든 정황상 용의자 김 씨에게 의도성과 목적성이 보인다"고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고생과 용의자가 실종 당일 만났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실종 당일 용의자가 여고생을 태우고 가는 모습이 찍힌 CCTV라고 있으면 명확하지만, 그게 없는 겁니다.

용의자 휴대전화 기록을 봐도 여고생과 문자나 통화를 한 기록이 없습니다.

다만 실종 나흘 전인 지난 12일에, 용의자와 여고생 아빠, 여고생 세 명이 식당에서 밥을 같이 먹은 사실만 확인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언제하고 어떻게 만날지 약속했는지는 아직 수사 중입니다.

무슨 아르바이트인지도 모릅니다.

페이스북 메신저 내용이나 다른 정황을 보면 의심할만한 정황이 많지만, 그래서 경찰은 아직 피의자로 단정 짓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은 계속해서 여고생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경찰은 본청에서 기동대 10개 중대 지원받아 수색 인력을 늘리고, 비슷한 사건 경험이 있는 경험자, 프로파일러도 동원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전국부에서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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