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10만 원 때문에 방화...3명 사망·30명 부상

[앵커]
어젯밤 전북 군산에 있는 한 유흥주점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습니다.

경찰이 방화 피의자로 50대 남성을 붙잡았는데, 이 남성은 외상 술값 10만 원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백종규 기자!

어젯밤 화재로 33명의 사상자가 나왔다는데, 어떻게 불이 난 건가요?

[기자]
제 뒤에 있는 곳이 불이 난 주점입니다.

당시 불길이 얼마나 거셌는지, 입구부터 간판까지 모두 시커멓게 변해버렸습니다.

주점 입구에 카펫이 깔려 있는데, 카펫에 불이 붙으면서 순식간에 주점 전체로 퍼진 것으로 보입니다.

불이 난 건 어젯밤 9시 50분쯤인데요.

인근 주민들이 누군가 일부러 불을 지른 것 같다고 신고했고 소방인력 140여 명이 투입돼 1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불길이 순식간에 퍼지면서 47살 장 모 씨 등 3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다친 사람 가운데 6명이 중상이라 앞으로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소방서 추산 5,500만 원의 재산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다친 건 주점 입구에서 일부러 불을 지른 게 원인인 것으로 보입니다.

불이 나자 생존자들은 주점 뒤쪽 비상문을 열어 가까스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 목격자들은 입구에 불길이 거세 사람들이 긴급하게 대피하지 못했고 비상구 쪽으로 뛰어나왔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화재 직후 수상한 행적을 보인 55살 이 모 씨를 방화 피의자로 지목하고 오늘 새벽 1시 반쯤 긴급체포했습니다.

[앵커]
붙잡힌 방화 피의자가 외상 술값 10만 원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범행 직후 달아난 이 씨는 주점에서 500m가량 떨어진 전북 군산시 중동에 있는 지인 집에 숨어 있다가 붙잡혔습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방화 혐의를 인정했고, 구체적으로 인화성 물질을 주점 입구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불을 지른 이유에 대해서는 주점 외상값이 10만 원인데, 주점 주인이 20만 원을 요구해 화가 나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툼이 일어난 뒤 미리 휘발유를 준비해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씨와 주점 주인은 평소에도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용의자 이 씨는 한 시간 반가량 경찰서에서 1차 조사를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경찰은 이 씨도 손과 배 부분에 화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게 한 뒤 2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병원으로 가는 과정에서 불을 지른 게 맞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또 미리 인화성 물질을 준비했냐는 질문과 범행을 미리 계획한 거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경찰은 이 씨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2차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추궁할 계획입니다.

또 조사를 마치면 방화 치사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전북 군산 주점 화재 현장에서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