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자 보호하려 끝까지 조종간 안 놓았던 조종사

탑승자 보호하려 끝까지 조종간 안 놓았던 조종사

2018.04.12. 오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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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고는 희생자인 조종사가 탑승객을 보호하려고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아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인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착륙을 시도하던 열기구는 강한 바람에 150여m나 끌려갔습니다.

균형을 잃은 열기구는 여러 차례 나무와 부딪혔고, 이렇게 몇 분 동안 탑승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공포 분위기였습니다.

[양 모 씨 / 탑승객 : (조종사가) 충격이 있을 거니까 자리에 꼭 붙들고 있으라고 했는데 충격이 크다 보니까 붙들고 있던 게 다 뜯기면서 먼저 튕겨 나온 사람들은 충격이 작고 더 끌려간 사람은 중간에 떨어지거나 들것에 실려 간 정도였고….]

그나마 탑승객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조종사 김종국 씨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무와 부딪치면서 탑승객들이 바스켓에서 튕겨 나갔습니다.

하지만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려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김 씨는 끝내 추락하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쳐 숨졌습니다.

열기구 조종사 자격증을 따고 해외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베테랑다운 책임감이었습니다.

[양 모 씨 / 탑승객 : (조종)하다 보니까 충격이 훨씬 더 컸던 것 같고, 나중에 119 왔을 때는 호흡이 없으니, (탑승객)들이 심폐소생술을….]

아프리카와 유럽까지 상공을 누비는 상업용 열기구 조종사를 하던 김 씨는 난 2015년 제주도에서 열기구 관광회사를 차리고 직접 조종간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처음으로 '자유 비행식' 열기구 관광 시대를 연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김 씨의 모든 꿈은 안타깝게도 물거품이 됐습니다.

YTN 김인철[kimic@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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