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가해 의혹 한국외대 교수, 자택서 숨진 채 발견

'미투' 가해 의혹 한국외대 교수, 자택서 숨진 채 발견

2018.03.17. 오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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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생들을 수년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교수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미투 파문 이후 배우 고 조민기 씨가 숨진 이후 두 번째 사망자입니다.

이기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4일과 15일 한국외대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는 재학생 3명이 한 교수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을 고발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습니다.

외대 용인 글로벌 캠퍼스의 L 교수가 제자들에게 "남자친구랑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워 본 적 있나"라고 묻거나 "다리가 늘씬한 게 시원해서 보기 좋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글 작성자들은 또 L 교수가 제자들의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폭로는 언론 보도로 이어졌고 이후 대학 측은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L 교수는 결국 첫 폭로가 나온 지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한국외대는 "L 교수가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며 "교육자로서 의혹에 대한 극심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최근 고인을 향해 제기된 모든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중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시신은 오후 1시쯤 주거지에서 발견됐다"며 "종이 유서는 없고 L 교수의 휴대전화에 메모 형식으로 유서 비슷한 심경을 써놨다"고 밝혔습니다.

L 교수가 휴대전화에 남긴 글은 주로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투 운동이 확산된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가 숨진 것은 배우 조민기 씨 이후 두 번째입니다.

YTN 이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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