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도 없는 빈 가게 털렸지만 "폭설이 도왔다"

CCTV도 없는 빈 가게 털렸지만 "폭설이 도왔다"

2018.01.16.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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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내린 폭설에 피해도 있었지만, 눈 때문에 도둑이 잡힌 일도 있었습니다.

도둑이 빈 가게에 몰래 들어가 현금 수천만 원을 훔쳐 달아났는데, 눈에 발자국이 남으면서 꼼짝없이 걸렸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도로를 가로질러 황급히 달아납니다.

근처 철물점에서 막 도둑질을 하고 나온 39살 서 모 씨.

주머니 안에는 훔친 오만 원짜리 400장, 현금 2천만 원이 담겨 있었습니다.

철물점 주인이 아들 유학비에 쓰려고 장판 밑에 숨겨둔 돈이었습니다.

[철물점 주인 / 피해자 : (돈 없어진 거 보고) 황당했습니다. (아들 유학 가는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그런 큰돈이 없어져서. 아내는 잠도 못 자고, 너무 놀라서.]

가게 안에는 CCTV도 없던 상황, 범행은 완벽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지붕에 남아 있었습니다.

바로 발자국입니다.

범행 이틀 전부터 폭설이 내리면서 신발 자국이 선명하게 찍혔던 겁니다.

눈에 찍힌 발자국을 보고 도주 방향을 확인한 경찰은 주변 CCTV를 뒤져가며 역추적했습니다.

영상을 50개 넘게 돌려보며 1km가량 동선을 쫓았고 결국 범행 나흘 만에 모텔에 살던 서 씨를 찾아냈습니다.

[김판술 / 광주 동부경찰서 강력팀장 : 범행 일주일 전에 사전 답사를 했어요. 다른 데는 CCTV가 있는데 범행 장소는 CCTV가 없는 걸로 판단돼서 (도둑질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피해금 가운데 천5백만 원을 찾아 주인에게 돌려줬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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