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했던 119신고들, 골든타임 지나서 전달됐다

다급했던 119신고들, 골든타임 지나서 전달됐다

2018.01.06. 오후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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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화재 참사.

당시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이 119에 전화를 걸어 2층 사우나에 사람들이 많이 갇혀있다고 상황을 전했는데요.

알고 보니 이런 신고들이 한참 뒤에나 구조대원들에게 전달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천 화재 때 소방본부 상황실과 현장 사이 소통이 제대로 안 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화재 당시 구조대원들이 가지고 있던 무전기는 현장 교신용 아날로그 방식으로, 디지털 방식인 119상황실과 직접 교신이 불가능했습니다.

디지털 무전기는 현장 지휘 차량에만 한 대 설치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차량 밖에 나가 있어서 구조 '골든타임' 때 본부 교신 내용을 놓쳤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종희 / 제천소방서 지휘팀장 : 차량 내에 사람이 있으면 교신이 가능한 데요, 차량용 무전기. 저희 휴대용 무전기하고 청주(상황실)하고는 교신이 안 됩니다. (유족:그럼 밖에 다 나와 있었으니까. 교신이 안 됐다는 말이죠?) 네, 교신이 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119상황실에서 무전 대신 현장 화재조사반장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2층에 사람들이 갇혔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첫 화재신고 뒤 무려 11분이 흐른 뒤였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건물 안에 있던 구조대원들에게 바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소방합동조사단도 이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변수남 / 소방합동조사단장 : 무선 통신이 됐다면 지휘관을 포함해 옆에서 다 들으면 이게 대단히 효과적이잖아요. 그래서 정보 공유가 조금 제한적이었던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런 가운데 소방합동조사단은 현지 조사 활동을 마무리 짓고 법률과 기술 자문을 거쳐 곧 조사 내용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유족들은 소방대의 초기 대응 실패, 그리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과실을 명확히 조사해달라며 '진상규명을 위한 엄정수사 촉구서'를 경찰에 전달했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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