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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금감원 나서자 암 보험금 지급...의료자문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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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12-27 13:04
앵커

대학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보험회사에 암 보험금을 청구했더니 보험사가 자체 의료 자문에서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례, 지난달 YTN이 단독보도로 전해드렸는데요.

환자의 민원 제기로 금감원 조사가 시작되자 보험회사는 이 환자에게 뒤늦게 암 보험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문제를 취재한 기자와 함께 보험사들의 의료자문 행태를 살펴보겠습니다. 차상은 기자!

지난달 보도한 방광암 환자죠. 대학병원에서는 방광암 진단을 받았는데, 정작 보험금은 받지 못했었죠?

기자

부산에서 방광암을 앓고 있는 조영대 씨의 사례인데요.

2년 전 혈뇨가 나와 부산의 한 대학병원을 찾았는데 담당 교수로부터 방광 악성 신생물, 즉 방광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기초 생활 수급자이기도 한 조 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한 줄기 희망은 자신이 가입한 종신 보험뿐이었는데요.

보험 약관을 살펴보면 방광암도 보험금 지급 대상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는데, 이유가 바로 보험회사의 의료자문 때문이었습니다.

앵커

보험회사들의 의료자문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시청자도 계실 텐데, 설명해주시죠.

기자

보험회사의 의료자문이란, 보험 가입자가 질병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면, 해당 질병이 보험금 지급 대상이 맞는지 보험회사가 다시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보험회사가 전문의로 구성된 의료 자문단에게 환자의 진료기록 등을 보여주고, 실제로 병원에서 진단한 병이 맞는지 검증하는 겁니다.

문제는 보험사의 의료자문을 거치면 병원에서 진단한 병명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는 겁니다.

보험 가입자는 당연히 보험금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보험사는 진료기록만을 살펴본 의료자문 결과를 이유로 보험금을 줄 정도로 중한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결국,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삭감으로 이어지는데,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벌어지면 민원 접수를 거쳐 금융감독원이 분쟁 조정에 나서게 됩니다.

앵커

앞서 소개한 방광암 환자, 조영대 씨의 사례도 금감원이 조사를 했는데,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기자

조영대 씨가 가입한 보험회사는 "의료 자문을 받아 보니 조 씨가 방광암이 아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은 상태의 종양, 학계에서는 제자리 암, 또는 0기 암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상태는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대학병원에서 내린 진단명을 서류만 살펴본 보험사가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조 씨는 지난달 금감원에 이 문제를 조사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는데요.

금감원이 나서자 보험사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주지 못하겠다던 암 보험금을 조 씨에게 지급한 겁니다.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지 않을 때는 보험금 미지급 대상이었다가, 환자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보험사를 감독하는 당국까지 나서니 갑자기 보험금 지급 대상으로 바뀌어버린 겁니다.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힘들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정당한 보험금을 날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보험사들의 의료자문, 얼마나 자주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금감원이 지난주 발표한 자료를 보면 매년 5만 건이 넘는 의료자문이 이뤄졌습니다.

지난해에는 8만 건이 넘는 의료 자문이 이뤄지기도 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4만9천 건에 달하는 등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정확하고 사용하고, 학계에서 쟁점이 있는 질병도 있기 때문에 의료 자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조 씨처럼 억울하게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들이 분명히 있는 만큼, 금감원은 병원 진단서 같은 의학적 증거가 확실하다면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권고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쟁점이 있는 병에 대해서는 전문의학회가 추천한 전문위원, 그리고 의사협회에 금감원이 직접 자문을 의뢰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보험사가 부당하게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면 과태료 같은 처분도 내려지게 됩니다.

앵커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꼬리를 내리고, 그렇지 않으면 슬그머니 넘어가는 게 그동안 보험사의 관행은 아니었는지 묻고 싶은데요,

금융당국의 관심과 함께 환자와 가족들도 부당하게 지급 받지 못한 보험금이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차상은 기자[chase@ytn.co.kr]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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