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철원 총기 사고' 의문, 한 두가지가 아니다

[자막뉴스] '철원 총기 사고' 의문, 한 두가지가 아니다

2017.11.27. 오후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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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총기 사고 당시 숨진 이 상병 등 소대원을 이끌던 박 모 소위.

취재진은 사고 이후 유일하게 구속됐던 박 소위의 최초 진술서를 입수했습니다.

진지 보수 작업이 끝난 후 산에서 내려오던 박 소위와 소대원들은 사고 발생 약 20분 전부터 아무런 총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현장 경계병도 사격이 끝난 것으로 판단해 소대원들의 통행을 막지 않았습니다.

군 수사 당국은 박 소위가 음악을 듣느라 총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소대원 요청에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었을 뿐 사격장 바로 옆에서 총소리가 묻힐 정도는 아니라고 진술했고, 함께 있던 대원들의 증언도 비슷합니다.

[사고 당시 소대원 : 사고 지점 경계병 있는 곳이랑 사고 지점까지 가는데 숲길이 아니라 아스팔트 길인데, 그때는 안 들리고 숲길(사고 지점)에 들어갈 때부터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진술서에 따르면 작업을 마친 뒤 복귀하겠다며, 사격장 관리 부대에 후문 개방 요청을 지시한 것도

숨진 이 상병이 머리에 총탄을 맞았을 때 사격중지를 외치며 뛰어다닌 것도 박 소위였습니다.

한편 사고 이후 해당 사격장은 대대적인 보수 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야 확보와 보수 공사를 위해 사격장 위 나무가 베어졌는데, 당시 사고 현장을 보여줄 모습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와 함께 사고 당시 군에서 얘기하는 이른바 잔탄 소비 사격이 이뤄졌다는 주장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군 수사단은 2015년 이후 사격 방식이 바뀌며 일선 부대에서 잔탄 사격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전역자나 부대 관계자 다수가 최근까지 해당 사격장에서 잔탄 사격이 이뤄졌고, 잔탄 사격 과정에서 가능성이 큰 유탄 피해 사고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격장 관리 부대 관계자 : 잔탄 같은 경우에는 마지막에 사격 다 끝나고 그냥 10분 정도만. (보고 안 하죠?) 보고를 뭐…. (남아 있는 탄이니까 한 10분 정도 소비하고 끝나는 거잖아요.) 네.]

표적 위 통행로가 지나가는 황당한 사격장 구조에 작업 부대와 사격 부대, 사격장 관리 부대의 안전조치 미흡이 복합적으로 만들어 낸 인명 사고.

임관한 지 넉 달 된 초급장교만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상황에서, 조만간 있을 군사재판이 진실을 밝힐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취재기자 : 지환
촬영기자 : 진민호
자막뉴스 제작 : 서미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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