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항 전역 깔린 '이암', 물 만나면 모래로 변해

단독 포항 전역 깔린 '이암', 물 만나면 모래로 변해

2017.11.22.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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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항 지진 이후 액상화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포항 전역에 널리 분포한 이암의 경우 물을 만나면 불과 몇 분 사이 가는 모래로 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초 공사만 튼튼히 하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불안함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번 지진으로 피해가 컸던 포항 장성동에서 지난 2007년 아파트 기초 공사를 하며 캐낸 '이암'입니다.

지하 10m 부근에서 채취한 것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단단하고, 던져도 쉽게 깨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물을 만나면 상태는 달라집니다.

물에 담그는 순간 돌이 조금씩 흐트러지는가 싶더니 금세 조각이 떨어져 나오고 이내 돌에서 기포가 올라옵니다.

20분이 지난 뒤 꺼낸 이암은 조금만 건드려도 쉽게 부서질 정도로 변했습니다.

더 이상 돌이라고 보기도 힘든 수준입니다.

[최형권 / 이엑스티 기술연구소장 : 이암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1~2cm짜리 균열이 쉽게 발생하고요. 물에 닿게 되면 팽창하면서 쉽게 부서지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포항 지역 지하에 이런 이암으로 만들어진 퇴적층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액상화 현상으로 이암층에 물이 스며들면 지반이 쉽게 약해져 피해가 증폭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초 공사에 문제가 없다면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합니다.

[심재현 / 국가재난안전연구원장 : 다른 암반에 비해 매우 약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부분들도 공학적으로 해결하면 우리가 그렇게 걱정할 정도의 규모로 액상화 현상이 전반적으로 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 적절한 지반 개량 공법을 적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최형권 / 이엑스티 기술연구소장 : 말뚝 기초로 시공하는 경우에는 말뚝 직경의 다섯 배 이상 길이를 이암층에 관입할 수 있도록 품질관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하지만 실제로 20층 고층아파트가 갈라지는 등 이암층 위에 만들어진 아파트 피해 사례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폭넓은 안전 진단이 필요합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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