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 공포에 집도 못 가고 서서 끼니 때우기도

여진 공포에 집도 못 가고 서서 끼니 때우기도

2017.11.16. 오후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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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수십 차례 여진이 발생하면서 포항 주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습니다.

무너지고 금이 간 주택이 많아 집에도 가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추위와 여진 공포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벽 없이 기둥만 두고 개방해놓은 필로티 구조의 빌라입니다.

역대 2번째로 강한 규모 5.4의 지진에 힘없이 기둥과 벽면이 부서져 내렸습니다.

여진 때문에 건물 붕괴 우려가 있어 출입이 통제된 곳도 많습니다.

주민들은 망연자실하게 소중한 삶의 터전을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천진우 / 경북 포항시 장선동 : 쿵 소리가 나니까 집에 들어갔다가 나갔다가 밖에 계속 있을 수도 없고 날이 추워서요. 최대한 낮에는 밖에서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포항시가 마련한 13개 대피소에는 주민 천여 명이 모여 있습니다.

짧게는 몇 분마다 이어지는 여진에 그나마 이곳이 안전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여진이 발생할 때마다 찾아오는 극한 공포를 피할 수 없습니다.

[구회분 / 경북 포항시 흥해읍 : 자꾸 여진이 자주 일어나니까 불안해서 못 들어가겠어요. 우리 아파트가 노후화돼서 한 번 더 흔들리면, 1~2층이 다 금이 간 상태거든요. 그래서 불안해서 못 들어가겠어요.]

담요 한 장에 몸을 의지한 피해 주민들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여진에 편하게 앉지도 못하고 서서 겨우 한 끼를 해결합니다.

[이원식 / 경북 포항시 흥해읍 : 집에 혼자 있으니까 여진 때문에 불안해서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나와 있으니까 혼자 있는 것보다 마음이 안정되고요.]

수시로 여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피해 주민들은 하루빨리 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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