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문화진지' 시작에서 완공까지

'평화문화진지' 시작에서 완공까지

2017.10.30. 오후 8:3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이동진 / 도봉구청장

[앵커]
서울 시내에 뜻깊은 명소가 하나 생겼습니다.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대전차 방호시설이 예술가를 위한 창작 공간인 평화문화진지로 다시 태어났는데요.

이번 사업을 주도한 이동진 도봉구청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대전차 방호시설이 원래 흉물로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을 한다고요?

[인터뷰]
네. 아시다시피 도봉구는 서울의 매우 외곽 지역에 있고 또 낙후된 느낌, 그런 이미지의 도시였는데요. 그동안 여러 가지 과정을 통해서 도봉구가 문화의 옷을 입고 새롭게 변신 중에 있습니다.

그중에 대전차방호시설의 변신, 이게 하나의 예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1969년에 북한군이 탱크로 밀고 내려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선 상에 대전차방호시설을 설치를 하게 됐는데요. 약 250m 정도의 방호시설입니다.

그런데 이게 방호시설만 설치했던 게 아니라 1층은 방호시설이고 2층부터 4층까지는 군인 아파트로 해서 아파트를 위에 세웠었어요. 그런데 이게 오래 되니까, 거의 50년 가까이 됐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아파트는 철거하고 , 2004년에 철거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기단부만 남아 있었는데 이게 오래 되니까 천장도 무너지고 매우 흉물로 남아 있게 됐죠. 그런데 이것을 그렇다고 헐어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것을 대결과 분단의 상징인 이곳을 문화와 창조의 공간으로 만들어보자 이렇게 해서 그동안 시민 추진단을 만들어서 민과 관이 협력해서 지금까지 논의를 해 왔고 이게 서울시 땅 위에 세워진 군사시설입니다.

따라서 서울시로부터는 예산 지원을 받고 또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군부대 측에 대해서는 장소 이용에 관한 협약을 맺어서 지금 거의 공사가 마무리돼서 내일 개관식을 하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도 궁금한데 독일에서 베를린장벽까지 기증을 받았다고요?

[인터뷰]
대개 한 5개 공간으로 크게 나눠질 수가 있는데요. 여기에는 작가들의 작업 공간 그리고 전시 공간, 또 공연장,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이렇게 구성이 되는데요. 그 밖에 넓은 야외 광장도 있습니다.

거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거고요. 특히 말씀하신 베를린장벽은 어떻게 보면 분단의 상징이기도 하고 또 장벽이 무너짐으로써 통일이 됐기 때문에 다른 한편에서는 통일의 상징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앵커]
그런데 독일 측이 흔쾌히 무상 기증에 동의를 했지도 궁금한데요?

[인터뷰]
외교부와 통일부의 협조를 얻어서 저희들이 무상기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대전차방호시설이 군사 시설, 대결의 상징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통일을 염원하는 그런 장소로서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북한 핵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라서 의미가 더 남다른 것 같은데요. 도봉구 중심에 있는 유흥가도 한글 문화거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을 한다고요?

[인터뷰]
도봉구의 한가운데 흐르는 하천 가운데 하나가 방학천이라고 있습니다. 발원해서 중랑천을 거쳐서 한강으로 흘러가는 상류에 있는 곳인데요. 방학천이 최근 들어서 생태하천으로 변모가 되고 산책길을 만들어서 하천에서 운동을 하는 주민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 이전에는 방학천 주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었는데 방학천이 변화가 되면서 그 주변에 있는 여러 가지 술집들 이런 것들이 주민들에게 눈쌀을 찌뿌리게 했어요. 31개의 말하자면 좋지 않은 술집들이 밀집되어 있었는데요.

1년에 걸쳐서 설득하고 단속 이런 것들을 병행해서 지금은 다 전업하거나 폐업하거나 이렇게 되어 있는 상황이고요.

[앵커]
그런데 업주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그런 게 있었지만 저희들이 설득과 단속을 병행해서 지금 다 폐업 내지 전업을 했는데요. 그렇게 해서 없애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15개 정도의 업소 공간에 저희 구에서 임대를 했습니다.

임대를 해서 청년 예술가들에게 작업공간으로 넘겨주고 또 임대료 6개월분을 우리 구가 대신 납부를 해 주고 리모델링 하는 데도 저희가 한 2000만 원씩 지원을 해서 청년 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졌고요. 대단히 좋아합니다.

주민들도 만족해 하고 입주해 있는 작가들도 만족해 합니다. 그래서 향후에는 그걸로 끝나지 않고 그 주변 거리를 한글문화거리로 바꾸어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하필 한글문화거리라고 이름이 붙여진 것인지도 궁금한데요?

[인터뷰]
그 주변에는 한글과 밀접한 명소들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서울시 최초의 문학관인 김수영문학관이 몇 년 전에 개관을 했는데요. 김수영 시인은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 시인이라고 할 수 있죠. 시인이야말로 한글 하고는 설명 안 해도 밀접한 관계가 있고요.

바로 그 주변에 정의공주 묘역이 있습니다. 세종대왕의 둘째 따님이신데요. 훈민정음 창제에 있어서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하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정의공주 묘역도 역시 한글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요.

그 주변에 또 간송 전형필 가옥이 있는데요. 간송 전형필 선생은 우리 민족의 국보급 문화재를 일제시대 때 지켜냈던 분 아닙니까? 그분이 가지고 있는, 수집한 문화재 중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다 한글과 연결이 되어 있고 바로 그 주변에 말씀드린 방학천이 있기 때문에 그 일대를 묶어서 한글문화거리로 이렇게 조성하려고 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도봉구와 한글이 큰 연관이 있었네요. 이렇게 거리가 새롭게 태어나는 건 좋은데 이렇게 되면 임대료가 올라가게 되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원래 살던 원주민이 오히려 쫓겨나는 사례가 실제로 많이 발생을 하고 있거든요. 여기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셨습니까?

[인터뷰]
아직까지는 그런 현상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데 벌써 입주 작가들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그와 유사한 활동을 하겠다라고 문의하는 경우가 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최소한 임대를 한 공간에 대해서는 5년 동안 임대료를 동결하는 것으로 건물주와 이미 협약을 했고요. 조금 넓게 보면 젠트리피케이션을 예방하기 위한 그런 조례를 저희들이 만들어서 건물주와 입주해 있는 분들 간의 상생협약 이런 것들을 저희들이 확대해서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려고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도봉구의 또 다른 변화 가운데 하나로 최초의 대중음악전문공연장이죠. 서울아레나가 있습니다. 여러 차례 보도도 나갔던 것 같은데요. 그런데 초반에 사업이 삐걱거렸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인터뷰]
지금 아레나 공연장은 약 2만 석 정도의 전국 최대 규모의 공연장입니다. 케이팝이 한류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음악의 전문 공연장이 없다는 것은 매우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몇 년 전부터 추진을 하고 있는데요. 민간 제안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거쳐야 될 행정적 절차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핵심적인 것이 기재부 산하의 공공투자관리센터의 투자 적격성 검토를 맡아야 합니다.

현재 진행 중에 있고요. 이게 조금은 어려움도 있고 합니다마는 내년 중반 정도는 최종적인 결정이 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최근에 문재인 정부에서 아레나 공연장 건립 사업이 국정5개년 계획에 포함이 돼 있기 때문에 상당히 그 의미가 있는 계획이라고 생각하고요. 탄력을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케이팝 본고장이니까 전문 공연장이 하나쯤은 있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구체적으로는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지는 겁니까?

[인터뷰]
케이팝 공연장 그 자체로서도 의미가 있는 것이지만 공연장 하나 덜렁 짓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는 다양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복합쇼핑몰 그리고 숙박시설 등등이 함께 지어질 것이고요.

아레나 공연장의 그런 정도 2만 석 규모의 공연장이 하나 건립되면 문화적 측면에서 약 300개 정도의 새로운 문화기업이 요구된다라고 하는 연구 보고서가 있습니다.

그래서 SH공사에서는 서울시 산하의 SH공사에서 문화산업단지 조성을 위해서 현재 바로 옆에 있는 주차장 부지에 조성을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요.

지금 국제 현상 공모를 시행하고 있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그 주변에 로봇과학관이랄지 사진미술관이랄지 관련된 여러 문화시설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도봉구가 이제 새로운 문화명소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군요. 기대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 현장에 계시니까 꼭 여쭤봐야 될 것 같은데요. 일단 정부는 내년에 개헌 과정에서 지방분권을 담겠다라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인터뷰]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헌법은 87년에 개헌이 됐지 않습니까. 그 당시에는 지방자치가 시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헌법에서는 지방자치 정신을 담을 수 있는 사회적 배경이 아니었죠. 그런데 지금은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3년이 지난 상황이기 때문에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반드시 자치와 분권의 내용이 담겨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연방제에 버금가는 자치분권 이것을 개헌에 담겠다라고 선언하신 바 있고요. 또 엊그제 여수에서도 그와 유사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보통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냥 자치의 권한을, 단체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저변을 확대하는 매우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자치와 분권이 반드시 담겨야 한다라는 말씀 전해 주셨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