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성폭행 혐의 이영학 계부 숨져...사건은 미궁 속

[취재N팩트] 성폭행 혐의 이영학 계부 숨져...사건은 미궁 속

2017.10.26. 오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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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사건과 연관된 또 다른 사건이죠.

이영학의 아내 최 모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받던 이영학의 의붓아버지가 강원도 영월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홍성욱 기자!

먼저 이영학 의붓아버지와 연관된 성폭행 사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사건은 지난 9월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영학의 아내 최 모 씨가 서울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강원도 영월경찰서에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합니다.

자신의 시아버지, 그러니까 이영학의 의붓아버지 59살 배 모 씨에게 지난 8년간 엽총으로 위협당하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영학과 아내 최 씨는 9월 1일 고소장을 처음 제출했고, 나흘 뒤 증거물과 함께 추가 피해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최 씨는 추가 피해 신고를 한 지 하루만인 지난달 6일 새벽, 서울 자신의 집 5층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이후 이영학이 딸 친구를 살해하고 그동안의 행적이 드러나면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는데요.

경찰은 이영학 사건과 별도로 이영학의 의붓아버지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던 이영학의 의붓아버지가 돌연 숨진 채 발견됐다고요?

그것도, 경찰 소환조사를 앞두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오후 1시 25분쯤, 강원도 영월의 자신의 집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이영학의 어머니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 소환조사를 불과 한 시간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된 건데요.

보강조사를 하려던 경찰도 배 씨의 사망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앞서 배 씨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체포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확보하라며 여러 차례 기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경찰은 배 씨에 대한 두 차례 소환조사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였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배 씨를 만나기 위해 경찰 소환조사에 맞춰 경찰서를 찾아가기도 했지만, 부담을 느낀 배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요.

이후 경찰은 비공개 일정으로 배 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배 씨는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처음 성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하다, 이영학의 아내 최씨가 두 번째 피해 신고를 할 때 제출한 증거품에서 배 씨의 DNA 증거가 나오자 성관계는 맞지만, 성폭행은 아니었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앵커]
유서가 발견됐다고요?

[기자]
숨진 배 씨의 안주머니에서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메모지 형태의 유서에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형사분들에게 부탁하는데 누명을 벗겨달라', '지금까지 도와주신 분들에게 죄송하고 형님에게 미안하다' 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배 씨는 숨지기 전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진이 마을에 찾아갔을 때 주민들은 최근 배 씨를 마을에서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최씨가 그동안 심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수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 사건,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한 당사자 이영학의 아내 최 씨가 숨진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DNA 증거는 있지만, 강제성 등에 대해서 배 씨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찰은 지금까지의 수가 결과를 토대로 배 씨의 신병을 처리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남아 있는 사건의 당사자 배 씨마저 숨진 겁니다.

법원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공소권이 없어진 건데요.

성폭행 혐의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풀지 못한 채 이대로 종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영학 사건과 연관된 상태에서 드러난 며느리 성폭행 사건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강원취재본부에서 YTN 홍성욱[hsw05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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