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에선 꽃피우길" 눈물의 이별식

"하늘나라에선 꽃피우길" 눈물의 이별식

2017.09.23. 오후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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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만에 세월호에서 수습된 단원고 여학생, 조은화, 허다윤 양 유골이 목포 신항을 떠났습니다.

참사 이후 네 번째 생일마저도 차디찬 안치실에서 보내게 할 수 없었다고 가족은 말했습니다.

아직도 5명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현장에 마련된 안치실에서 유골이 담긴 관이 하나씩 옮겨집니다.

차디찬 바닷속에서 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 단원고 조은화·허다윤 학생.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환하게 웃고 있는 딸의 얼굴을 보니 엄마는 미안해 또다시 눈물이 납니다.

[박은미 / 故 허다윤 양 어머니 : 해줄 게 이거밖에 없더라고요. 딸한테 해줄 게 예쁘게 옷 입혀서 보내주는 것밖에 할 게 없더라고요.]

드디어 작별의 시간.

현장 작업자들은 고개를 숙여 묵념하며 학생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운구차는 천천히 세월호 주변을 돌고 목포 신항을 떠났습니다.

장례식 대신 서울시청에는 이별식장이 마련됐습니다.

미수습자를 찾을 수 있게 힘써준 국민에게 감사한 마음, 그리고 아직 목포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다른 가족에 대한 미안함 때문입니다.

참사 이후 네 번째 생일마저 차디찬 안치실에서 보내게 할 수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영정 사진 앞에는 흰 국화꽃 대신 분홍빛 장미가 놓였습니다.

채 피우지도 못한 인생, 하늘나라에라도 화사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습니다.

[이단아 / 서울 홍은동 : 이 아이들이 정말 영문도 모르고 이렇게 갈 수밖에 없는 피워보지도 못하고 갈 수밖에 없는 이런 세상을 만들었던 것이 결국은 우리 책임이 아닌가….]

이틀 동안 이별식이 끝나면 은화 양과 다윤 양 유골은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잠든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안치됩니다.

[이낙연 / 국무총리 : 우리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같은 채무자다, 하는 마음으로 세월호 가족들께 따뜻한 용기를 주시고 세월호 가족들이 쓰러지지 않게 잘 지탱해 주시길 바랍니다.]

전체 아홉 명 미수습자 가운데 지금까지 유해를 찾은 사람은 모두 4명.

단원고 남현철, 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그리고 권재근, 혁규 부자, 이렇게 5명은 여전히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금희 / 故 조은화 양 어머니 : 기다리는 가족. 마지막까지 다 찾을 수 있게 힘을 실어주시길 바랍니다. 왜냐면 우리가 그분들의 아픔을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남겨져 봐서 알기 때문입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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