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으로 7분 만에 초토화...농민 망연자실

우박으로 7분 만에 초토화...농민 망연자실

2017.09.20. 오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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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경북과 강원, 충북 지역에 쏟아진 우박으로 그야말로 막대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1년 농사를 수확하며 기뻐해야 할 농민들은 하루아침에 실의에 빠졌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우박이 쏟아진 배추밭.

푸릇푸릇한 배추가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온통 상처투성이입니다.

김장철을 앞두고 강원지역에서는 배추 농사가 한창인데요. 이번에 내린 우박으로 이 일대 배추밭이 모두 초토화됐습니다.

말 그대로 쑥대밭입니다.

발로 밟아 짓이겨 놓은 듯, 성한 배춧잎이 없습니다.

[윤석찬 / 배추 재배 농민 : 50년을 농사를 지었는데 이런 해는 처음 봐. 벼도 6가마 나올 게 4가마밖에 안나. 2가마는 떨어졌어.]

인근 호박밭과 가지밭도 폭탄을 맞은 듯 처참합니다.

열매에는 상처가 가득하고 가지와 잎도 모두 떨어졌습니다.

피해가 워낙 심해 약을 쳐 되살릴 수도 없습니다.

[변경실 / 강원도 춘천시 서면 : 호박은 완전히 다 망가져서 절명이 돼서 생산하기 힘들고요. 가지도 역시 잎이 다 떨어져서 나무만 살았기 때문에 가지도 힘들어요.]

우박 폭탄이 쏟아진 곳은 경북과 강원, 충북 북부지역.

사과와 배 등 과일부터 배추와 무, 호박 등 채소, 심지어 우박에는 쉽게 피해를 보지 않는 벼까지 망가졌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 신고가 계속 늘어나 정확한 피해 규모를 집계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피해 면적이 30ha 이상이면 나오는 정부 지원은 피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대체 작물을 심을 수 있는 시기도 이미 지나버렸습니다.

[우박 피해 농민 : 지금까지 고생해서 이렇게 심어 놓은 게 (우박이 내린) 7분 만에 초토화가 됐다는 게 제가 어제 하늘이 무섭다는 것을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추석을 보름 앞두고 쏟아진 우박 폭탄에 농민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hsw05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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