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지역에 우박 폭탄...추석 수확 앞둔 농작물 피해

중부 지역에 우박 폭탄...추석 수확 앞둔 농작물 피해

2017.09.20. 오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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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충북과 강원, 경북 등 중부 지역 곳곳에 굵은 우박이 떨어졌는데요,

짧은 시간 쏟아졌지만 추석을 앞두고 사과 등 농작물이 큰 피해를 봤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성우 기자!

어제 중부지역에 우박이 떨어졌는데 얼마나 굵은 우박이 쏟아진 건가요?

[기자]
어제 오후 경기와 충북, 강원과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우박이 쏟아졌는데요.

영상을 보면 우박의 크기가 작은 것은 지름 0.5㎝에서 큰 것은 3㎝ 정도입니다.

지름 3㎝는 5백 원짜리 동전 크기에 달하는 겁니다.

2~30분 정도 짧은 시간 우박이 쏟아졌지만, 도심 도로변은 물론 농촌 지역의 논과 밭이 온통 우박으로 뒤덮였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겨울 눈이 내리듯 우박이 쏟아지면서 집 앞 잔디밭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갑자기 떨어지는 우박에 운전자들은 차량을 가로수 밑으로 옮기거나 건물 안으로 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습니다.

또 우박이 떨어진 비닐하우스는 구멍이 뚫려 누더기처럼 변했고, 농작물 곳곳도 상처를 입었습니다.

[앵커]
이번처럼 초가을에 우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있나요?

[기자]
네, 기상학적 정의에 의하면 우박은 '눈의 결정 주위에 차가운 물방울이 얼어붙어 지상에 떨어지는 지름 5㎜ 이상의 얼음덩어리'를 일컫습니다.

늦봄에서 여름으로 접어드는 5~6월과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9~10월 사이에 주로 발생하는데요.

우박 생성원인으로는 대기 중·상층에는 차가운 공기가, 대기 하층에는 따뜻한 공기가 자리 잡으면 강한 상승류가 발생해 수직으로 발달하는 적란운이 생성됩니다.

이 구름 속에 존재하는 작은 빙정들이 구름 속의 다른 빙정들과 합쳐지면서 점점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상승기류에 의해 쉽게 지상으로 떨어지지 않고 상승했다가 다시 하강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 무게를 견딜 수 없게 됐을 때 지상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그게 바로 우박입니다.

우박은 국지적이며 돌발적인 현상으로 정확한 발생지역을 사실상 예측하기가 어렵고 얼음알갱이가 떨어지는 힘 때문에 짧은 시간의 우박에도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주게 됩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 우박으로 농작물 피해가 클 것 같은데 상황 어떤가요?

[기자]
네, 어제 내린 우박으로 인한 정확한 피해 집계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잠정 집계만 나와 있는 상태인데요.

경북에서는 안동과 문경 등 4개 시·군에서 천백여 ㏊가 넘는 농작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집계 됐습니다.

특히 안동과 문경의 피해가 컸는데 안동은 600㏊, 문경은 470㏊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충북 충주에서도 우박으로 92개 농가가 68㏊의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확인됐습니다.

주로 추석 대목을 앞둔 사과 농가에서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원도 춘천에서도 가을배추 주산지에 우박이 집중됐습니다.

배추 84㏊를 비롯해 전체 120㏊에 이르는 농경지와 시설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된 상태입니다.

[앵커]
이렇게 농작물 피해가 크면 추석 대목을 앞둔 농민들의 걱정이 더 클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아무래도 추석 대목을 앞둔 상태에서 농작물의 피해가 커 농민들의 시름도 깊은 상황입니다.

강원도에서는 배추밭에 우박이 떨어지면서 다 자란 배춧잎에 구멍이 뻥뻥 뚫려 수확을 망쳤습니다.

추석 대목을 앞둔 사과 과수원 등에도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우박에 맞은 과일은 상처투성이가 되는데 하루 이틀 지나면 우박에 맞은 곳이 멍이 들고 썩게 돼 상품성을 잃게 됩니다.

이렇게 상처를 입은 과일은 시장에 내다 팔 수도 없어서 농민들은 손해를 고스란히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봄 계속 이어진 가뭄과 한여름 폭염, 그리고 초가을 우박까지 쏟아지면서 농민들은 한 해 농사를 망쳤다며 망연자실한 상황입니다.

[앵커]
이렇게 우박으로 피해를 보면 농가 지원책이 있나요?

[기자]
네, 우박으로 피해를 본 농가에 대한 지원책은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국비지원 기준은 시·군별 농작물 피해면적이 30ha 이상입니다.

피해가 심한 지역과 접한 시·군은 기준 이하의 피해가 있더라도 지원됩니다.

지원 금액은 ha당 과수 63만 원, 채소 30만 원, 일반작물 22만 원입니다.

하지만 이 지원은 농가 피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그래서 각 지자체는 피해를 본 농민들에게 자체적으로 예산을 더 투입하게 됩니다.

경상북도는 특별영농비 지원과 우박피해 사과 수매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 수매자금이 부족하면 별도의 추가예산을 확보해 수매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원도와 충북 등도 피해 집계가 나오는 데로 농작물 재해보험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피해 농가에 인력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충북 청주에서 YTN 이성우[gentl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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