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서 화재 진압 중 매몰 소방관 2명 순직

강릉서 화재 진압 중 매몰 소방관 2명 순직

2017.09.17. 오전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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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강릉에서 목조 건물인 정자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던 소방관 2명이 매몰돼 숨졌습니다.

평소 붕괴 우려가 있었던 낡은 정자에 불을 끄기 위해 들어갔다가 지붕이 무너지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방관 매몰 사고 현장에 취재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

자세한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지금 제 뒤쪽에 보이는 목조 건물 잔해가 이번에 소방관 매몰 사고가 발생한 정자입니다.

강릉 경포호 옆 송림 안에 있는 정자인데요.

완전히 무너져 내리면서 지금은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사고가 난 시각은 오늘 새벽 4시 반쯤인데요.

이곳에서 화재 진압을 하던 강릉소방서 소속 59살 이영욱 소방위와 27살 이호연 소방사 등 소방관 2명이 정자 지붕이 무너지면서 매몰됐습니다.

두 소방관은 18분 만에 동료 소방관들에게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받던 도중 오늘 새벽 숨졌습니다.

정자에 처음 불이 난 시각은 어젯밤 9시 45분쯤이었습니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10분도 안 돼 불을 끄고 소방서로 돌아왔는데. 6시간 뒤인 오늘 새벽 3시 50분쯤 연기가 피어오른다는 신고를 받고 다시 출동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겁니다.

특히 정자 밖에서 불을 끈 1차 출동 때와 달리 2차 출동 때는 소방관 4명이 정자 안으로 들어갔다가 2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무너진 정자 '석란정'은 지난 1956년에 이전 건축된 비지정 문화재로 2년 전부터 인근 호텔 공사가 시작된 이후 금이 가고 기울어지는 등 붕괴 우려가 있어서 최근 펜스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강릉소방서 관계자는 "정자 안에서 연기가 계속 나는 상황이어서 완전히 불을 끄기 위해서는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숨진 이 소방위는 정년을 1년 정도 앞둔 상태였으며 유족으로는 어머니와 부인, 36살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또 숨진 이 소방사는 미혼으로 임용된 지 불과 8개월 만에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강릉의료원에 두 소방관의 빈소를 마련했으며 강원도지사 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훈장 추서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경찰과 합동 감식으로 정자 지붕이 무너진 경위와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릉 소방관 매몰 사고현장에서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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