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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저 이 사람 알아요" 미제 사건 해결한 결정적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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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09-01 13:14
앵커

15년 전 살인 사건이 SNS 도움으로 해결됐습니다.

경찰이 오랜 시간 찾지 못했던 결정적 제보자를 SNS에서 열흘 만에 찾은 겁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과 뒷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종호 기자!

우선 15년 전 살인 사건부터 짚고 넘어가죠.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사건입니까?

기자

부산 사상구의 한 다방에서 일하던 당시 21살 여성이 피해자입니다.

지난 2002년 5월 21일 밤 10시 무렵 다방에서 퇴근한 뒤 실종됐습니다.

이 여성 가족은 계속 연락이 닿지 않아 수소문 끝에 30일에 실종 신고를 접수하는데요.

다음날인 31일 낮 부산 강서경찰서 뒤편 바다에 손발이 묶인 채 흉기에 수십 차례 찔린 시신으로 떠오릅니다.

당시 경찰은 수사본부를 설치해 광범위하게 살폈지만, 범인을 찾지 못하고 사실상 수사가 중단돼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앵커

이런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은 데 어떤 경위로 다시 시작된 겁니까?

기자

'태완이법'이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살인죄 공소 시효를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이렇게 부릅니다.

개정안 시행을 계기로 전국 경찰청에 '미제 사건 전담 수사팀'이 생겼고 부산에서도 '장기 미제' 26건을 다시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은 이 가운데 경찰이 처음 수사에 들어간 사건입니다.

사건 당시 피해 여성 통장에서 돈을 빼간 사람들 모습이 CCTV에 남아 있어 이걸 단서로 미제 사건을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앵커

은행 CCTV에 돈을 빼간 사람들 모습이 남았다면 당시에는 왜 잡지 못했습니까?

기자

여종업원이 실종된 날이 2002년 5월 21일입니다.

이 여성에 대한 실종 신고는 5월 30일 접수됐고 다음날인 31일에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것도 같은 날인데 여종업원 통장에서는 이보다 9일 앞선 22일에 현금이 인출됐고 이런 사실은 수사가 시작되고야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이후 경찰 수사에 심각한 실수가 있었습니다.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여종업원의 나머지 계좌를 느슨하게 관리한 탓에 시신 발견 12일 뒤에 여성 두 명이 은행에 찾아가 여종업원의 적금을 해약하고 돈을 찾아가는 걸 놓친 겁니다.

만약 '부정계좌 등록' 같은 조치가 있었다면 당시에 이 여성들이 은행에 나타났을 때 곧바로 검거해 주범인 남성까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런 기회를 놓친 겁니다.

경찰은 뒤늦게 확보한 CCTV 속 남성과 여성의 모습을 가지고 추적에 나섰지만 10여 년 동안 세 사람의 신원조차 밝히지 못했습니다.

앵커

이랬던 사건을 경찰이 다시 수사에 들어가 결국 해결했는데 SNS가 큰 역할을 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새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여전히 막막한 상황에서 SNS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부산지방경찰청이 운영하는 페이스북은 게시물을 올리면 기본적으로 수십만 명이 보고 언론에서도 인용하는 인기 계정인데요.

여기에 당시 CCTV 사진을 올렸더니 불과 열흘 만에 여성 가운데 한 사람을 안다는 결정적인 제보가 온 겁니다.

제보자를 통해 여성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여성 두 명을 어렵지 않게 찾아냈는데 조사해 보니 CCTV 속 남성이 주범이고 이 여성들은 부탁을 받고 통장에서 돈을 빼낸 역할만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여성들이 남성의 연락처는커녕 이름조차 몰라 수사는 다시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앵커

그러면 주범은 어떤 경위로 검거할 수 있었습니까?

기자

15년 전 남겨 둔 또 다른 자료가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한 새로운 실마리가 됐습니다.

바로 만5천 건에 달하는 통화 기록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여성들은 여종업원 시신이 발견되고 12일 뒤 은행에 들러 적금을 해약했습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여성들이 은행에 들렸을 때 은행 일대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기록을 확보했습니다.

1시간가량 만5천 건가량 되는 통화 기록인데 당시에는 범인들 신원을 전혀 몰라 더는 추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SNS 도움으로 여성들을 먼저 찾아냈고 당시 수사팀이 남긴 만5천 건 통화 기록 속에서 이 여성 가운데 한 사람의 전화번호를 발견하면서 실마리가 모두 풀렸습니다.

만약 이 여성들이 당시에 주범과 통화하지 않았다면 다시 또 미궁에 빠졌을지도 몰랐겠지만, 현금 인출 직전에 여성 가운데 한 사람이 주범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우연이 겹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46살 양 모 씨를 '부산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 주범으로 체포해 구속했고 현재 양 씨 신병은 검찰로 넘겨졌습니다.

앵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뒤늦게나마 범인을 잡았으니 다행입니다.

김종호 [ho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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