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갚아 준대"...20대 노린 대출 사기단

"정부가 갚아 준대"...20대 노린 대출 사기단

2017.08.28. 오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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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나 금융에 어두운 사회 초년생들을 속여 불법대출을 받게 한 뒤 수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잡혔는데요.

신용대출을 받은 뒤 3개월 치 이자만 내면 정부가 개인회생 제도를 통해 대출을 갚아준다고 속였다고 합니다.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살 김 모 씨는 대출이자 독촉 문자 메시지만 보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매달 내는 이자만 40여만 원.

한순간의 실수로 학교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는 처지가 됐습니다.

돈이 필요해 친구 박 모 씨 소개로 대출을 받았는데 이게 잘못된 겁니다.

[김 모 씨 / 작업대출 피해자 : 공돈이라는 식으로 말하고 아무 일 없다고 말해서 친구 말만 믿고 (대출을) 받은 거예요.]

김 씨는 재직증명서 등을 위조한 뒤 대출을 받고 3개월 치 이자만 내면 국가가 개인회생제도로 빚을 갚아준다는 말만 믿고 700만 원을 빌렸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대출 금액은 2천만 원.

이른바 '작업대출' 사기 일당이 수수료 명목으로 1,300만 원을 챙긴 겁니다.

이렇게 당한 피해자가 15명, 피해액은 2억여 원에 이릅니다.

[이 모 씨 / 작업대출 피해자 : 원래 올해까지 돈을 모아서 대학을 가려고 했거든요. 근데 이 돈 갚느라 대학도 못 가고 돈도 안 모이고….]

사기단 역시 같은 처지의 20대 초년생, 피해자들과는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돈이 필요한 친구들을 모으는 모집담당, 서류를 준비하는 대출담당, 서류를 위조하는 위조담당 등으로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현진 / 전주 완산경찰서 지능팀장 : (피해자들은) 금융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지인인 친구가 하는 말을 다 믿었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고) 대출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경찰은 '대출 사기단'을 이끈 20살 김 모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함께 범행을 저지른 1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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