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든 줄 알았더니"...알고보니 '세균 득시글'

"집에서 만든 줄 알았더니"...알고보니 '세균 득시글'

2017.08.18. 오후 2:4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여름철 생각나는 음식으로 시원한 콩국수와 식혜를 빼놓을 수 없죠.

그런데 세균이 우글거리는 콩국과 식혜를 만들어 판 업자들이 덜미를 잡혔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홍주예 기자!

세균이 얼마나 나왔나요?

[기자]
콩국 같은 두류가공품은 세균 수 기준이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콩국과 비슷한 두유류의 세균 수 기준을 참고할 수 있는데 ml당 4만 CFU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적발된 업체의 콩국에서는 일반 세균이 1ml에 2천3백만에서 1억 6천만 CFU 검출됐습니다.

식혜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타 음료 세균 수 기준을 따르면 되는데요.

문제가 된 업소의 식혜의 일반 세균은 기준치의 140배에서 최대 천9백 배에 달했습니다.

[앵커]
왜 그렇게 세균이 많이 나온 걸까요?

[기자]
일단 제조 환경부터 비위생적으로 관리됐습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단속을 나갔을 때 콩국 제조 시설 바닥에서는 쥐 사체가 발견됐고, 천장과 벽엔 거미줄이 가득했습니다.

식혜 제조업체의 상황도 비슷했습니다.

도둑고양이가 작업장을 들락거리고 고양이 배설물도 눈에 띄었습니다.

위생 장갑 하나 없이 맨손으로 식혜를 병에 담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앵커]
유통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요?

[기자]
콩국과 식혜 모두 요즘처럼 고온다습한 날씨엔 쉽게 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시장 도로변에서 냉장 시설도 없이 유통됐습니다.

주로 아파트 단지에 서는 알뜰시장 판매업자들이 제품을 사 갔는데요.

아파트 장터가 열리기 전에 제품을 공급해야 하니까 보통 오전 3시에서 8시 사이 새벽 시간에 유통이 이뤄졌습니다.

위생 감시가 허술한 시간이다 보니, 오랫동안 단속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유통기한과 제조일 등도 붙이지 않았다고요?

[기자]
유통기한이나 제조일, 제조원 등을 제품에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식품위생법 위반입니다.

이유가 있었는데요. 식품위생법에 따른 표시사항을 붙이면 공장에서 만든 콩국과 식혜라는 걸 소비자가 알고 사지 않을까 봐서입니다.

그래서 일부 알뜰시장 판매업자는 이렇게 아무 표시가 없는 제품을 받아다가 마치 집에서 정성껏 소량만 만든 것처럼 팔기도 했습니다.

[앵커]
잡힌 사람들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2명이 입건됐습니다.

경기도 양주에서 콩국을 만들어 판 62살 조 모 씨와 서울 동대문구의 식혜 제조업자 59살 김 모 씨입니다.

특사경은 이들 업체의 제품을 아파트 장터 등에서 판매한 중간 유통업자 40여 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