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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술 취해 난동" 코레일의 뻔뻔한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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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08-09 13:12
앵커

지난 5월 코레일 직원이 장애인을 열차에서 강제로 끌어내는 일이 있었습니다.

코레일은 당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려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는데요.

수사 결과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공공기관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승배 기자!

우선 사건을 처음부터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사건은 석 달 전인, 지난 5월 19일 자정쯤 서대전역에서 벌어졌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지체장애 4급 김계술씨가 무궁화 열차를 탔다가 코레일 직원에게 강제로 끌려 내려왔습니다.

발단은 전동 휠체어 때문이었습니다.

김 씨는 열차가 도착하면 바로 휠체어를 올릴 수 있게 미리 운반 기계를 출입문 가까이 옮겨달라고 직원에게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세 번이나 요청했지만, 무시했다고 김 씨는 주장합니다.

김 씨는 4급 장애라서 어느 정도 걸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놓칠까 급한 마음에 휠체어를 두고 열차에 먼저 타서 직원에게 올려달라고 하자 강제로 끌어내렸다는 겁니다.

김계술 씨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계술 / 광주광역시 풍향동 : (나한테) 오자마자 내 멱살을 잡고 공익은 내 다리를 잡고 (이러지 말고 이야기를 하자 했는데) 들은 체도 안 하고 (열차 밖으로) 잡아 던져버리는 거야.]

앵커

김 씨 말만 들으면 질질 끌려서 내동댕이쳐졌다는 느낌이 들 정도인데요.

아무리 그래도 코레일이 막무가내로 이렇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뭔가 이유가 있었겠죠?

기자

당시 코레일이 밝힌 이유를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술에 많이 취해 욕을 하고 난동을 부려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열차 안에 타고 있던 직원이 봤을 때 상황이 심각했고 그래서 코레일 직원이 직접 강제 하차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법에도 명시돼 있습니다.

철도안전법에도 철도 보호와 질서 유지를 해치는 승객은 직원이 강제하차할 수 있게 했습니다.

코레일은 이 법을 근거로 들며 정당한 조치였다고 밝혔습니다.

코레일 관계자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코레일 관계자 : 당시 이분이 술이 만취가 됐다고 하고요. 관계 직원들 얘기 들어보니, 지나가는 승객에게 욕을 하고 술 먹은 사람 특유의 그런 것 있지 않습니까. 그런 행동을 계속하니까. 주변 승객들에게 피해가 가니까. 우리 책임자가 강제 하차 조치를 했던 겁니다. 이게 팩트입니다.]

앵커

"이게 팩트이다", 확신에 찬 말투로 이렇게까지 강조까지 했는데 이 사건을 두고 때아닌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고요?

기자

보통 때리고 맞고 하는 사건을 보면, 맞았다는 사람은 "억울하다"고 하고, 때린 사람은 "그런 적 없다"고 주장이 엇갈리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는 CCTV 같은 증거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게 끝납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게 없다면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건이 딱 이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건이 벌어진 시간은 자정이 갓 넘은 새벽 0시 3분쯤입니다.

승객들이 거의 없는 시간 때입니다.

CCTV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열차 안에는 장비가 없어서 강제 하차 장면이 찍히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승차장 영상이 있었지만, 기간이 한 달이 넘어 지워져 버렸습니다.

김 씨가 열차에 타기 전부터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렸다고 코레일은 주장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그걸 입증할 결정적인 단서가 사라진 겁니다.

앵커

그래서 이 사건을 철도경찰대가 수사했는데, 황당하게도 코레일 해명이 거짓말로 밝혀졌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김 씨가 국토부 철도경찰대에 고소장을 넣으면서 수사가 시작됐고 한 달여 만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팩트!"라고 강조했던 코레일 해명, 그러니까 "술에 취해 어쩔 수 없었다"는 그 주장이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우선 철도경찰대 수사계장 말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양계석 / 국토부 철도경찰대 수사계장 : 대질 조사할 때 (김계술 씨가) 내가 언제 술 마셨느냐고 물으니까, (코레일 직원들이) 아무 소리를 못 해요. 그건 (술 마셨다는 걸) 인정 안 한다는 거잖아요. 자신들이. (아, 두 명 다요?) 네, 그 사람들이 거기에 대한 반박을 전혀 안 해요.]

추가로 설명하면 이런 겁니다.

철도경찰대가 당시에 김 씨를 끌어내렸던 열차 직원 2명, 그리고 김 씨를 한 자리에 불러서 대질 조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김 씨가 "내가 언제 술을 마셨느냐"고 따져 물으니까 두 명 모두 아무 말도 못 했다는 겁니다.

술을 마신 게 아니라는 걸 본인들도 알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만취해서 난동을 부렸고 주변 승객들까지 욕을 했다고까지 한 주장이 코레일이 강제하차를 결정한 주된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거짓말로 드러났기 때문에, 결국 강제하차 이유가 불분명해서 대충 거짓말로 둘러댔다고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한 달 전에 YTN이 이 사건을 처음 보도했을 때도 코레일 해명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요, 어떤 거였죠?

기자

김 씨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나는 술을 안 마셨다"고 주장했습니다.

암 수술을 받아서 술을 마실 수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확인해보니 실제로 치료를 받았고 약도 먹고 있었습니다.

강제 하차 직후 김 씨는 자신이 다친 사실을 증명하려고 대전에 있는 병원 응급실을 찾아갔는데요.

당시 병원 응급실 기록에도 술에 취했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 술은 마시지 않았을 거란 추론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이후에 코레일에 여러 차례 확인을 요청했지만, 코레일은 "술에 취했다"는 똑같은 답변을 했습니다.

또, YTN이 취재를 시작하자 코레일은 증거자료라며 처음엔 없었던 목격자 진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만든 날짜를 봤더니 6월 15일, 사건이 난 지 거의 한 달이 지난 뒤였습니다.

고소장이 접수되고 YTN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만든 겁니다.

이상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코레일은 김 씨가 과거에 광주와 부산, 전북 김제 등에 있는 기차역에서 이런저런 사건이 있었다며 관련 내용을 YTN에 보내왔습니다.

쉽게 말해서 '악성 민원인'이니까 참고하라는 얘기였습니다.

그래놓고는 정작 코레일은 거짓 해명을 했던 것입니다.

앵커

참 황당합니다. 개인도 아니고 공공기관이 왜 그런 행동에, 게다가 어이없는 거짓말까지 했는지 이해가 잘 안 되는데요.

술 마셨다는 주장도 거짓말로 밝혀졌지만, 이것 외에도 추가로 드러난 혐의도 있죠?

기자

김 씨 강제 하차 과정에서 과잉 대응을 했다는 겁니다.

철도경찰대는 직원들이 '코레일 서비스 업무 지침'을 어겼다고 밝혔습니다.

지침을 보면 소란이 벌어질 경우 가장 먼저 승객을 진정시켜야 하고 여의치 않으면 철도경찰대에 연락해서 다음 역에서 내리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김 씨 강제하차 과정에서는 진정을 시키려는 기본적인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철도경찰대는 말했습니다.

결국, 코레일 직원이 규정을 어기고 과잉 대응한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철도경찰대는 여객전무 44살 유 모 씨와 역무원 58살 김 모 씨 등 코레일 직원 2명을 업무상 과실 치상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철도경찰대에서 수사 결과 내용을 건네받아 자체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철도경찰대 조사 결과에 대해 코레일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철도경찰대 수사 결과에 대해 코레일에 연락해서 공식 입장을 물었습니다.

연락한 시간이 어제 오후였는데요.

하지만 아직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는지 입건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술을 마셨다"고 주장한 코레일 주장이 거짓말로 밝혀졌고 강제 하차 과정에서 규정을 어기고 과잉 대응한 것 등에 대한 입장을 물었습니다.

알아보고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코레일이 이번엔 또 뭐라고 해명을 할지가 궁금해집니다.

지금까지 정황만 보면 뭐라고 입장을 밝힌들 그들이 말하는 그대로 믿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승배[sbi@ytn.co.kr]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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