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마구잡이 불법 포획 '대게 씨 마를라'

[취재N팩트] 마구잡이 불법 포획 '대게 씨 마를라'

2017.07.28. 오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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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게 좋아하는 분들 많으시죠?

특히 요즘 같은 휴가철에는 대게를 찾는 분들이 더 많다고 하는데요.

아쉽게도 동해안 대게는 자원 보호를 위해 6월부터 11월까지 대게잡이가 금지됩니다.

하지만 금지 기간에도 일부 어민들의 마구잡이식 대게잡이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송세혁 기자!

대게잡이 금지 기간에 불법으로 대게를 잡던 어민들이 잇따라 해경에 붙잡혔다면서요?

[기자]
우선 화면을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난달 28일 강원도 강릉의 한 항구입니다.

어민들이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데요.

그 주변 상자마다 이제 막 그물에서 떼어낸 대게가 쌓여 있습니다.

동해안 대게는 6월부터 11월까지 대게잡이가 금지돼 있는데, 불법으로 잡은 겁니다.

해경은 강릉 앞바다에서 대게 165마리를 불법 포획한 혐의로 어민 A 씨를 붙잡았습니다.

이튿날 삼척에서도 불법으로 잡은 대게 130마리를 자신의 차에 옮겨싣던 어민이 해경에 붙잡혔습니다.

이렇게 동해안에서 대게를 불법 포획하거나 보관하고 있다가 붙잡힌 사례는 올 상반기에만 15건에 달합니다.

[앵커]
그런데 금어기뿐만 아니라 연중 포획이 금지된 암컷과 어린 대게를 마구잡이로 잡는 경우도 많다면서요?

[기자]
몸길이 9cm 미만인 어린 대게와 대게 암컷은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라 연중 포획이 금지돼 있습니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컷과 어린 대게 불법 포획은 1년 내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불법 포획한 대게는 지난 2014년 8만 마리에서 지난해에는 29만 마리로 4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앵커]
불법 포획한 대게가 급증하고 있다니 심각한 문제인데요. 이렇게 불법 포획한 대게는 어떻게 처리됩니까?

[기자]
불법 포획한 대게가 살아 있는 경우에는 곧바로 바다에 다시 방류하게 됩니다.

하지만 적발 당시 대게가 죽었다면 모두 쓰레기 처리장으로 보내 폐기 처분됩니다.

범죄 압수물 처리 방침에 따른 것인데, 단속에 걸린 대게는 대부분 죽은 상태로 발견돼 한해 많게는 수십만 마리가 폐기 처분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 많은 대게가 그대로 폐기 처분된다니 안타까운데요. 왜 이렇게 불법 대게잡이가 기승을 부리는 겁니까?

[기자]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게를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요즘 같은 휴가철에는 동해안 식당 등에서 수요가 더욱 증가하면서 대게잡이 금지 기간에도 불법 포획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수입 대게보다 국내산이 많게는 두 배 정도 비싸다 보니 어민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 대게잡이의 유혹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배가 둥그런 모양이라 '빵게'로 불리는 암컷은 수컷보다 맛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1년 내내 불법 포획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암컷까지 무차별적으로 잡는다면 아무래도 대게 자원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불법 포획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동해안 대게 어획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2,412톤이던 대게 어획량은 지난해 1,572톤으로 2년 새 35%가량 줄었습니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우리 바다에서 사라진 명태처럼 동해안 대게도 씨가 마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송세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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