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6년 노력이 한 순간에...멧돼지 습격 '심각'

[현장24] 6년 노력이 한 순간에...멧돼지 습격 '심각'

2017.07.25. 오전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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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야생 멧돼지의 수가 급증하면서 농작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수확을 앞둔 인삼과 옥수수 등 농작물을 마구잡이로 헤집고 먹어치우면서 농사를 망치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횡성의 한 인삼밭.

다자란 인삼이 뿌리째 뽑혀 엉망이 됐습니다.

범인은 멧돼지.

멧돼지가 휩쓸고 간 인삼밭입니다.

올가을 수확을 앞두고 있는데 멧돼지가 인삼을 모조리 먹어치우면서 농사를 모두 망쳤습니다.

가뭄과 장마 등 궂은 날씨 속에도 꼬박 6년을 자식같이 키웠는데, 멧돼지 배만 불렸습니다.

대출금 1억 원이 그대로 빚으로 남게 생겼습니다.

[차중근 / 인삼 재배 농민 : 농사를 지어서 갚아야 하는데 갚을 길이 막막해요. 지금 늙은이들이 뭘 해서 어떻게 갚겠어요. 방법이 없어요.]

인근 마을도 마찬가지.

옥수수밭을 사정없이 헤집고 먹어치웠습니다.

포획틀부터 올무, 사냥꾼까지 동원해도 소용없었습니다.

[정천근 / 옥수수 재배 농민 : 막을 길이 없어요. 종일 일 해서 고달픈데 밤새 옥수수밭에 와서 꽹과리 치고 지킬 수 없는 거고.]

쥐꼬리 피해 보상금도 농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1인당 최고 500만 원에 그치는 데다 이마저도 자치단체별로 기준을 다르게 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횡성의 경우 보상금을 300만 원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인삼과 같은 특용작물 피해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강원도 횡성군 관계자 : 피해를 다 (보상)해드리면 저희도 좋은데 예산 문제가 있다 보니까 저희도 최소한의 보상을 해드리는 그런 기능인 거죠.]

멧돼지 수는 꾸준히 늘어 지난해 45만 마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 고라니와 함께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은 매년 100억 원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부 자치단체는 멧돼지 피해를 막기 위해 한여름에도 먹이 주기를 하는 상황.

천적이 없는 상태에서 개체 수가 늘어난 멧돼지가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hsw05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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