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기꾼 뺨 치는 10대의 '또래 돈 뜯기'

단독 사기꾼 뺨 치는 10대의 '또래 돈 뜯기'

2017.07.24. 오전 06:0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2년 넘게 또래 10대 친구를 괴롭힌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상담한 결과 충격적인 내용이 드러났습니다.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 웬만한 사기꾼 뺨치고 술, 담배를 사려고 주민등록증을 사고판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이승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서열이 높은 친구에게 피해자 A 군은 이른바 '동네북'이었습니다.

버스비가 없다고 전화하면 있는 곳까지 찾아가서 돈을 주고 배고프다고 하면 먹을 것을 챙겨줬습니다.

싫은 내색을 하면 "친구인데 그것도 못하냐"고 다그쳤다고 했습니다.

[피해자 가족 : 아들 생각은 전혀 없고 걔들이 하는 대로 따라야 해요. 왜? 안 하면 때린대요.]

그런데 말이 친구지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서열이 높은 한 또래는 A 군이 돈이 없으면 자신이 "대출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말이 대출이지, 빌려준다는 말만 하고 자기 돈으로 본인이 피울 담배를 샀습니다.

실제 돈은 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이자라며 빌려준 돈의 두 배를 달라고 했습니다.

칼만 안 들었지 강도나 마찬가지입니다.

[청소년 상담 전문가 : 만 원, 내가 대출해줬다 (말만)하고 만 원을 실제로 주지는 않는 거죠. 그리고 자기 돈으로 만 원을 쓰는 거예요. 그러면 난 만 원 대출해줬으니까 넌 이만 원 나한테 갚아, 그러면 나중에(일주일 뒤에) 이만 원 갚아야 하는 거예요.]

불법으로 위조된 주민등록증까지 구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또래들 사이에서는 2만 원에서 5만 원만 주면 이런 신분증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을 조작하는 전용 프로그램이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신분증을 검사한다고 해도 중학생 때부터 술과 담배를 사는 건 일도 아니었습니다.

[청소년 상담 전문가 : 친구들끼리 거래를 하거나 선후배 사이에 거래하는 거예요. 자기들끼리 거래를 해요. 모텔(에서 술 마실) 때도 (이 신분증으로) 샀고요. 그전에도 샀고요. 집에 가서 (술을 사서) 먹기도 하고.]

어른 뺨치는 이런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 이들 또래는 중학교 2학년부터 시작해 시간이 흘러 이제 갓 고등학교 1학년이 됐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