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가뭄에 '생명수'된 재활용수, 한 방울도 아쉽다

극한 가뭄에 '생명수'된 재활용수, 한 방울도 아쉽다

2017.06.15. 오후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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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극심한 가뭄에 논에 댈 물이 부족하다는 소식,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이미 사용하고 버려지던 물이 마른 농경지를 살리는 생명수가 되고 있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흙먼지 날리는 논에 레미콘 차량이 물을 쏟아붓습니다.

모내기를 못 해 가슴이 타들어 가던 농부는 기쁜 나머지 울먹거리기까지 합니다.

[양만길 / 충남 당진시 구룡동 : 이렇게 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른 논을 적시는 건 근처 하수처리장에서 정수한 물.

원래 강이 마르지 않게 하류에 흘려보내는 용도였는데, 죽어가는 논을 살리는 데 급히 투입했습니다.

[홍성우 / 레미콘 차량 제공 업체 : 지역 농민들이 가뭄으로 고통받는 것을 보고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무엇인가 해서 공장 차를 이용해서 급수를…]

근처 다른 논에도 갈증을 해소할 물이 공급됐습니다.

이 물은 인근에 있는 제약회사가 제공했습니다.

의약용 수액을 만들 때 배출된 물을 농사용으로 쓸 수 있게 정수한 겁니다.

2급수로 정수된 물이 하루 천 톤 나오는데, 기업 측이 이 중 3백 톤을 직접 탱크로리를 빌려 농지에 뿌렸습니다.

[한성권 / 제약회사 대표 : 생명을 살리는 수액처럼 오늘 저희가 공급하는 조그마한 물이 최근 가뭄 때문에 고생하시는 농민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를…]

경기도의 한 지자체는 골프 코스 연못 물을 농사에 쓸 수 있게 해달라며 관내 골프장에 긴급 협조 공문을 보냈습니다.

극심한 가뭄 속, 농경지를 살릴 생명수를 얻기 위해 한번 쓰고 흘려버리던 물 한 방울, 한 방울까지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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