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중길' 완공...전주식 도시 재생에 눈길

'첫 마중길' 완공...전주식 도시 재생에 눈길

2017.05.29. 오전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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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역 고가공원이 개장했는데 첫 주말에만 25만 명이 다녀갔다고 하죠.

전라북도 전주의 전주역 앞에도 '첫마중길'이라는 도시공원이 조성돼 이번 주에 문을 열었는데요.

전주식 도시 재생 뉴딜 사업의 시발점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송태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와 동네 할아버지가 한가로이 거니는 공원입니다.

폭이 좁은 구간에는 어린 느티나무로도 벌써 숲 터널이 만들어졌습니다.

오래된 여행 가방처럼 생긴 정류장에서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 버스를 기다립니다.

[김성균 / 버스정류장 제작자 : 여행을 갈 때 가지고 가는 설렘과 일상을 떠나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고 그 공간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이런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전주역에서 명주골 사거리까지 850m 구간에 심어진 나무마다 사연을 갖고 있습니다.

전주 역사 정면의 공원 입구에서는 유치원 아이들이 때 이른 물장난에 빠졌습니다.

이곳은 고요한 물에 얼굴을 비춰보라는 워터 미러인데 아이들에게는 그대로 물놀이터가 됐습니다.

'첫마중길' 공원에 2개 차선을 내준 도로는 그나마도 구불구불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빨리 가려는 운전자에겐 불편하지만 이 길에는 속도만을 강조했던 그동안의 도시개발에 대한 반성이 담겨 있습니다.

[유현준 / 홍익대 건축과 교수 (첫마중길 설계) : 이 가운데 숲길을 징검다리 삼아서 이웃들끼리 만날 수 있고, 빨리 이동하는 것보다는 좀 천천히 걷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나무그늘에서 쉴 수 있는 그런 장소를 만드는데….]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협력으로 만든 '첫마중길'은 보존과 재생을 중시하는 전주식 도시 재생 사업의 시작점입니다.

[김승수 / 전주 시장 : 한옥 마을을 둘러싼 구도심 전체가 사실은 아주 오래된 도시입니다. 이런 도시들은 아파트를 집어넣고 높은 건물을 많이 들여서 개발하는 것보다는 이 건물들을 예쁘게 잘 지키면서 그 공간의 문화와 예술, 생태를 지켜가면서….]

새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50조 원 규모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전주의 실험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YTN 송태엽[tay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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