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지을 물이 없어요"...소금물 모내기 나서

"농사 지을 물이 없어요"...소금물 모내기 나서

2017.05.22. 오후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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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남 서북부 지역은 극심한 가뭄에 농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모내기조차 힘든 곳이 적지 않습니다.

일부 농민들은 염해 피해 위험을 감수하고도 농사를 짓겠다며 소금물 모내기에 나섰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바짝 마른 논 옆에서 지하수 관정을 뚫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반나절 동안 지하 2백m를 파 내려갔지만 야속하게도 물을 찾지 못했습니다.

극심한 가뭄으로 농업용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농민들은 모내기를 꿈도 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응진 / 충남 태안군 모항2리 이장 : 비가 안 와서 지금 모내기를 못 하고 있는데 농민의 가슴은 타고 있죠. 그런데 관정 하나를 판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니고….]

일부 농민들은 모내기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소금물도 마다치 않고 있습니다.

이곳 저수지는 염분이 높은 물이라도 좋다는 농민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 주말 양수작업을 진행해 물을 끌어왔습니다.

저수율이 70%를 넘어섰지만, 사실상 소금물입니다.

염도를 측정해 보니 모내기 철 적정 염분 농도인 9백ppm보다 6배 높은 5천1백ppm을 기록했습니다.

[조항신 / 한국농어촌공사 서산·태안지사 안면사무소 : 거의 소금물이나 다름없어요. 농민들께서 계속 요구하시니까 일단은 물을 드리는데 저희도 지금 착잡합니다.]

인근 지하수에서도 농사에 부적합할 정도의 소금기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비다운 비가 내려주지 않는다면 어렵게 심은 어린 모들은 그대로 말라 죽어 올해 농사를 망칠 수밖에 없습니다.

[고길안 / 벼 재배 농민 : 너무 늦으면 안 되니까 지금 심는데 물은 굉장히 짜요. 염분이 많아서 심어도 살지 말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물을 돌리면서 비가 오기를 바라야죠. 농민들은 대책이 없습니다.]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움직임 속에서 농민들은 소금물 모내기에 나설 정도로 심각한 가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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