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취재N팩트] 대형 산불 겪고도...텅 빈 산불 감시망

단독 [취재N팩트] 대형 산불 겪고도...텅 빈 산불 감시망

2017.05.18. 오후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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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강한 바람도 자주 불면서 대형 산불 위험이 여전히 큽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중부지역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을 오는 31일까지 16일 더 연장했습니다.

그런데 산불 예방과 초기 진화의 핵심인 지자체 산불 상황실과 산불 감시초소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송세혁 기자!

산불 조심 기간인데도 지자체 산불 상황실에 근무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면서요?

[기자]
산불 상황실은 산불 정보를 수집하고 산불이 발생했을 때 인력과 장비를 지휘하는 곳입니다.

저희가 지난 15일 찾아간 곳은 이달 초 대형 산불을 겪었던 강릉시청 산불 상황실인데요.

평일 대낮이었지만 지금 보시는 것처럼 근무자가 단 한 명도 없이 텅 비었습니다.

산불을 감시하는 CCTV는 일부가 작동이 안 되거나 인터넷 광고에 가려져 있습니다.

산불 위험이 여전히 크다며 산불 조심 기간까지 연장했는데, 산불 상황실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앵커]
산불 조심 기간이 연장됐지만 정작 산불을 감시해야 할 감시원은 철수했다는데, 이건 또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렸듯이 산림청은 강원과 경기, 충청 등 중부지역의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을 애초 지난 15일에서 오는 31일까지 16일 더 연장했습니다.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이 자주 불어 대형 산불 위험이 여전히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산림청은 산불 감시원 임금으로 지급할 예산이 부족하다며 이들 상당수를 애초 애정대로 지난 15일 철수시킨 겁니다.

강릉의 경우 산불 감시원 32명을 철수시켰는데요.

이 때문에 강릉지역 산림청 산불감시초소 28곳 가운데 24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또 정선지역 역시 산불 감시원 30명을 철수시켜 산불 감시초소 11곳이 모두 폐쇄됐습니다.

[앵커]
하지만 감시원이 배치된 일부 산불 감시초소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면서요?

[기자]
취재진은 강릉시가 운영하는 산불 감시초소 10여 곳을 둘러봤는데요.

순찰 중이라는 표시가 내걸린 한 감시초소에서는 감시원이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근무 중으로 표시돼 있는데,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감시초소도 있었습니다.

또 감시원은 근무일지에 순찰 내용이나 특이 사항을 적어야 하는데, 기록 방식이 제각각이거나 사실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저희가 취재한 다음 날 다시 산불 감시초소를 살펴봤더니 문 닫은 감시초소가 많았던 전날과는 달리 모든 감시원이 초소를 지키며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YTN 보도 이후 산림청이 철수시킨 산불 감시원을 다시 배치하기로 했다면서요?

[기자]
동부지방산림청은 오늘 YTN 보도가 나가자 뒤늦게 예산을 배정해 철수시킨 산불 감시원 60여 명을 다시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문을 닫은 산림청 산불 감시초소 30여 곳도 다시 운영됩니다.

다시 배치된 산불 감시원들은 비가 와서 산불 위험이 해소되지 않는 한 연장된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인 오는 31일까지 근무할 예정입니다.

[앵커]
뒤늦게라도 산불 감시원이 다시 배치돼 다행입니다.

수고했습니다.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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