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 쫓는다'며 6개월 아들 숨지게한 엄마, 6년 만에 '들통'

'액운 쫓는다'며 6개월 아들 숨지게한 엄마, 6년 만에 '들통'

2017.04.25. 오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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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액운을 쫓는다'며 고작 생후 6개월밖에 안 된 아들을 무속인과 함께 숨지게 한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이 초등학교 예비 소집에 나타나지 않은 아이를 찾는 과정에서 드러난 6년여 전에 벌어진 일입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0년 2월 미혼모 A 씨에게서 태어난 남자아이.

같은 해 8월, 무속인 B 씨가 A 씨 동의로 '액운을 쫓는 의식'을 진행한 다음 날 숨졌습니다.

고작 6개월밖에 안 된 영아 몸에 불이 붙은 향으로 몹쓸 짓을 했던 겁니다.

A 씨 등은 곧바로 시신을 산에 유기했습니다.

[강승재 / 부산 금정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 자신들의 행위가, 범행이 들통 날까 봐 평소 지리를 잘 알던 곳에 시신을 옮기고 불에 태워 유기한 것입니다.]

A 씨가 한 사찰에 둔 위패 말고는 모두 사라지는 듯했던 아들의 흔적.

액운을 쫓는다며 A 씨 아들을 숨지게 한 무속인 B 씨는 그다음 해 숨졌습니다.

하지만 살아 있었다면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기가 되자 6년 넘게 숨겼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1월 예비 소집일에 나타나지 않자 학교 의뢰로 수사가 시작됐고,

[초등학교 관계자 : 아이가 안 왔길래 경찰서에 의뢰해서 우리 학교에서 물어봤거든요. 부산에서 아이를 잃어버려서 실종된 상황이라고….]

A 씨는 숨진 B 씨에게 맡겼다가 실종됐다고 둘러대기도 했지만,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한 겁니다.

경찰은 사찰에 있는 위패와 관련자 진술을 종합해 '무속 의식' 때문에 아들이 숨진 것으로 보고 A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하고 시신 유기를 도운 두 사람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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