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날, '임산부 체험' 나선 수원시장

여성의 날, '임산부 체험' 나선 수원시장

2017.03.08. 오후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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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날, '임산부 체험' 나선 수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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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영 수원시장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임산부 체험'을 했다고 밝혔다.

염 시장은 오늘(8일) 오전, "어제부터 저는 7kg 무게의 복대를 착용하고 임산부 체험을 하고 있다"며 "덜컹거리는 버스에서 중심을 잡고 버티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신이라는 것이 마냥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 힘겹고 고단한 현실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으며 우리 사회가 임산부를 배려하는 일들에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하루"라고 말했다. 염 시장의 게시물은 "공감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좋다"는 여성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YTN PLUS와의 인터뷰에서 '임산부 체험'을 기획한 의도와 소감, 그리고 여성 문제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혔다.

Q.임산부 체험을 기획한 의도는?

A. 사실 모 방송국에서 임산부 체험 프로그램 제안을 했는데, 직접 경험해 보면 임산부를 위한 보다 실질적인 정책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락했다. 경험을 통해 출산 장려 정책 및 여성 배려 정책을 마련하고자 했다.

Q. 임산부 체험을 한 소감은?

남성이, 그것도 나 같은 중년의 남성이 복대를 차고 거리를 다니고 버스를 타고 회의도 하면서 민망하고 어색하고 쑥스러웠다. 솔직히 창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임신을 경험한 여성들은 이 모든 것을 자신의 일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직접 해보니까 행동 하나하나가 힘들고 조심스러워졌다.

우리 직원 중에 임신한 직원들과 간담회를 했었는데, 한 직원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임신한 상태로 거친 민원인들의 욕설과 항의를 받으면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는 것이다. 임신에 따르는 임산부의 육체적 고통도 문제지만, 여기에 일과 현실이 더해졌을 때 더욱 힘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여러 각도로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Q. '일하는 엄마'를 위해서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이를테면, 육아휴직이 가능한 직종이라고 해도 출산자가 휴직하고 1~2년 만에 나오면 회사 시스템도 바뀌어있고, 적응이 어렵다. 이런 경우 바로 현업에 들어가기보다 적응 교육을 시행해보면 어떨까 한다. 작은 변화지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곧 시행할 예정이다.

Q. 현재 수원시에서 여성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은?

한의사와 함께 불임 여성 등을 위해 약을 처방해주는 산업을 하고 있다. 또한, 임산부들에게 건강 영양제도 챙겨주며 예비부부 혹은 신혼부부가 함께 방문해 출산과 육아에 대해 상담하고 사전 검진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그리고 임신한 직원을 위해 마련된 '임산부 3종 세트'가 있는데, 임산부용 의자, 임산부가 전자파로부터 차단되기 위한 작업복, 담요를 제공한다.

올 6월부터는 수원시에서 태교 카페를 운영하고, 임신한 공직자를 도와주는 도우미 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하는 사업 가운데 벤치마킹할 내용이 있는지도 늘 눈여겨보고 있다. (웃음)

Q. 염 시장님은 평소에도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지?

아무래도 우리(수원) 시가 '여성친화 도시로' 지정된 뒤 더욱 고심하는 중이다.

여성의 인권은 곧 '사람의 인권'과 같다. 하지만 여성은 여러 현실 때문에 불평등한 조건을 적용받을 때가 많다. 물론 저 역시 남자기 때문에 지금까지 완전한 배려를 하지는 못했으리라고 생각한다. 과거보다 양성평등이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이 가정과 일을 병행하면서 느끼는 짐이 무겁고 각종 장벽에 부딪힌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여성 정책 및 육아 정책은 국가가 진행하는 수가 10여 개, 우리 지자체가 따로 하는 것이 10여 개 있다. 하지만 이것도 지금 많이 부족하다. 육아 전체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일부 도움밖에 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보살피는 일은 여성들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몫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세계 여성의 날은 여성 노동자들이 100년도 더 전에 빵과 장미를 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냈던 뜻깊은 날이다. 앞으로도 여성을 위한 정책에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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