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벵이는 병을 치료하는 재주도 있답니다

굼벵이는 병을 치료하는 재주도 있답니다

2017.01.22. 오전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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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몇 해 전 UN이 미래 식량자원의 하나로 '식용곤충'을 꼽았었죠.

그런데 먹거리뿐만 아니라 인간의 병을 낫게 하는 치료제 역할까지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연구진이 식용 굼벵이에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찾아냈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굼벵이 종류인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입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먹어도 되는 곤충으로 인증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충남대, 경북대 연구진과 함께 이 굼벵이 몸에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원료를 찾아냈습니다.

'인돌 알칼로이드'라는 물질입니다.

혈관 속에서 피가 응고하는, 혈전증이 있는 쥐에게 이 물질을 주사했더니 사진에서 하얗게 보이는 혈전의 생성량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또, 증상을 악화시키는 인자와 같이 투여했을 때 쥐 치사율은 대조군과 비교해 65%P 감소했습니다.

굼벵이를 원료로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 더 나아가 혈전 치료제를 만들 길이 열린 겁니다.

식약처에 등록된 혈행 개선 원료 가운데 식물과 어류, 조류는 있었지만 이렇게 곤충이 소재가 된 것은 처음입니다.

게다가 기존 혈전 치료제보다 효능과 안전성이 높고 부작용 걱정은 낮다는 설명입니다.

[배종섭 / 경북대학교 약학대 학과장 : 원료가 되는 물질이 천연물이기 때문에 천연물 자체가 독성이 없고, 그로 인해서 부작용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굼벵이에서 추출한 혈전 치유 효능 물질을 특허출원하고, 올해 안에 임상시험도 할 계획입니다.

관상용에 머물던 곤충이 미래 먹거리를 넘어서 질병을 치료하는 영역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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