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건설로 폐교 위기 처한 농촌 학교

신도시 건설로 폐교 위기 처한 농촌 학교

2016.12.06. 오전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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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농촌 초등학교가 근처에 들어서는 신도시의 신설 학교에 이름만 넘겨주고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농촌 지역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해야만 신도시에 새 학교를 지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교육부 방침 때문인데, 갑자기 폐교 위기에 처한 농촌 지역 주민과 학생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934년 주민들이 토지와 돈을 기부해 만들어진 한 초등학교입니다.

82년 동안 지역공동체의 구심점이 됐던 이 농촌 학교는 조만간 이 땅을 떠나야 합니다.

교육부가 인근에 들어서는 신도시 학생을 수용하기 위해 이전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신도시는 이 학교에서 도로 하나만 건너면 될 정도 거리인 반경 200~300m 안에 있습니다.

하지만 신도시에 학교 신설 허가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교를 옮겨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겁니다.

만 3천여 가구가 입주해 초등학교 3곳이 필요한 신도시에 교육부는 1곳만 인가를 내줬습니다.

나머지 두 곳은 근처에 있는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해야만 신축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이전이 확정되면 이 학교 학생 65명은 4차선 도로를 건너 통학해야 합니다.

교육청은 이전하지 않으면 신도시 학생 천여 명이 같은 피해를 본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형기 / 전북교육청 사무관 : 교육부에서는 인접에 학교에 있을 때는 새로운 학교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가피하게 교육청에서는 학교 이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민과 졸업생들은 농촌 학교 아이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역사성과 마을 공동체 유지기능을 무시하고 신도시 학교에 통합을 시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까 걱정입니다.

[이종명 / 전주초포초등학교 졸업생 : (학교가 이전하면 기존) 학생들의 경우에는 (신도시) 주민들과의 자녀들의 위화감이나 소외감 이런 부분들이 발생할 수 있는 것도 충분히 예측됩니다.]

신도시 학교 신축에는 국가 예산을 전액 지원하면서 소규모 농촌 학교에는 사실상의 폐교를 강요하는 교육부의 방침에 농촌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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