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벗은 누명...'삼례 3인조' 무죄

17년 만에 벗은 누명...'삼례 3인조' 무죄

2016.10.28. 오후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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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적장애를 가진 동네 청년들이 강도와 살인을 저질렀다는 누명을 쓰고 옥살이한 사건이 있었죠.

이른바 '삼례 나라슈퍼 3인조'사건인데요.

이들이 17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무리한 기소를 했던 검찰은 아직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7년의 고통이 끝난 것을 축하하는 만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누구보다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난 부모님이 생각나는 순간입니다.

[최대열 / '삼례 3인조' : 가족들에게 감사하고요. 저희 아빠와 엄마가 좋은 나라로 편히 갈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침입해 유 모 할머니를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된 '삼례 3인조'.

경찰의 강압으로 허위자백을 한 이들의 사연은 전주의 천주교 인권단체에 알려지면서 처음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박영희 / 전 전주형무소 교화위원 : 교화위원들의 돌봄이 없었다면 이 사건은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검찰은 심지어 부산에 살던 이 사건 진범들이 범행을 자백했는데도 기소를 강행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진범 중 한 명이 양심선언을 하면서 지난 7월 어렵게 재심이 결정됐습니다.

[삼례 나라 슈퍼 사건 자백 진범 : 이제라도 누명이 벗은 걸 축하하고요. 진실을 찾는데 너무 오래 걸리지 않았나 생각도 들고요.]

재판부는 과거 재판부의 잘못을 반성하고 '삼례 3인조'와 같은 정신지체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습니다.

[박준영 / '삼례 3인조' 변호인 : 왜 이런 살인범 조작, 진범이 나타났는데도 왜 풀어줬는지에 대해서 책임자들이 반성하는 게 선행돼야 하는 것이지 이 사건은 항소를 얘기할 사안이 아닙니다.]

진범이 나타나 자백하고 사실상 사법부가 사과의 뜻을 밝힌 상황에서 검찰이 항소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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