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서체와 유럽 추상화의 만남

동양 서체와 유럽 추상화의 만남

2016.10.23. 오전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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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양 서체와 서양 추상화의 연관성을 탐색하는 '이응노와 유럽의 서체 추상전'이 대전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고암 이응노와 앙리 미쇼, 조르주 노엘 등 현대 추상미술 대가들의 작품을 통해 추상 양식의 발전상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입니다.

이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조르주 노엘의 '로제타석'입니다.

모래와 풀, 안료를 섞은 물감으로 캔버스 표면에 형태를 그리고, 마르기 전에 또 다른 이미지를 써넣으며 여러 겹의 이미지 층을 만들었습니다.

사라진 문명과 문자에 대한 작가의 향수는 오랜 세월 속에 풍화된 로제타석의 신비스러움을 추상 이미지로 재현했습니다.

[손봉철 / 대전시 노은동 : 여기서는 글이 그림이 된 그런 사례로서 우리가 주변에서 보기 좀 힘든 그런 그림이지 않나 싶습니다.]

1950년대와 60년대, 프랑스 파리의 폴 파케티 화랑을 중심으로 활동한 앙리 미쇼, 조르주 노엘, 이응노 화백의 작품 25점이 한국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문자와 기호, 쓰기와 드로잉을 결합한 새로운 추상 양식을 발전시킨 현대 추상미술의 거장들입니다.

미스터리한 기호로 가득 차 있는 책으로, 그림문자라고 부른 기호의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모두 담고 있는 앙리 미쇼의 드로잉북 '움직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변화의 원리로 파악하는 주역의 세계관을 변화무쌍한 붓놀림으로 표현한 이응노의 '주역 64괘'.

동양 서체와 서양 추상화의 연관성을 탐색해 볼 수 있습니다.

[김상호 / 이응노미술관 학예사 : 동양의 문자와 서예와 동양화의 어떤 기법들이 서양 추상화와 만나서 어떻게 변형이 되고 새롭게 탄생했는지를 찾아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앙리 미쇼의 종이 위에 먹을 뿌리고 찍으며 나타난 우연적 형상을 보여주는 '무제'.

이응노의 콜라주와 문자추상 양식이 혼합된 '구성' 등 이번 국제전은 동·서양을 새로운 관점에서 이어주고 있습니다.

[이지호 / 이응노미술관장 : 이 세 작가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조합해서 그들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아주 훌륭한 작가들입니다.]

재료의 물성을 통해 동·서양 문화를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서체추상전은 동양 서체와 서양 추상화의 연관성을 예술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YTN 이정우[ljwwow@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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