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탐지' 실제 수사에도 큰 기여

'거짓말 탐지' 실제 수사에도 큰 기여

2016.10.21. 오전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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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경찰의 날입니다.

경찰의 수사 기법 가운데 '폴리그래프' 검사라는 게 있는데요,

쉬운 말로 바꾸면 '거짓말 탐지기'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해 연예인들이 재미로 속마음을 알아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제 수사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승배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말, 전남 순천시에 있는 한 사무실에 누군가 불을 질렀습니다.

작정한 듯 휘발유를 뿌리고 방충망에는 "까불면 죽는다"는 글까지 남겼습니다.

사장과 다퉈 사이가 좋지 않았던 종업원이 의심이 갔지만, 객관적인 증거는 없었습니다.

[임홍용 / 당시 담당 수사관 : 범행 장소를 촬영하고 있는 CCTV도 없었고,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신분을 가리고 있어서…]

결정적인 단서는 '거짓말 탐지' 검사에서 나왔습니다.

검사를 받다가 용의자가 "자신이 불을 질렀다"고 실토한 겁니다.

얼마나 압박감이 심한지 실제 검사처럼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단순히 손만 대는 게 아니라, "네, 아니요"로 대답하는 질문을 통해 눈동자 움직임과 심장박동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합니다.

거짓말로 대답을 해봤는데, 고스란히 그래프로 표시됩니다.

[천명재 / 폴리그래프 검사관 : 거짓말을 한 부분에서 다시 반응이 확실히 올라오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진실하게 대답을 했을 때 반응이 정상으로 다시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실제 수사에서도 생각보다 많이 활용됩니다.

매년 8천 건이 넘게 진행되며, 거짓말로 의심됐던 용의자는 대부분이 실제 기소까지 이어지며 사건 해결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전병현 / 전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 : 직접적인 증거 능력은 없지만, 수사 초기 단계에서 수사 방향을 설정해주고, 또한 자칫 미궁에 빠질 수 있는 사건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갈수록 효용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격증을 딴 경찰관은 전국에 130여 명.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범죄심리 분석관과 더불어 또 하나의 과학수사 기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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