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죽음에 타들어 가고...폭염에 농어민 울상

떼죽음에 타들어 가고...폭염에 농어민 울상

2016.08.25. 오전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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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끝 모를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전국적으로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가축과 어류 수백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고, 농작물은 열기를 버티지 못하고 타버렸습니다.

농어민들은 손도 써보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승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물고기가 허연 배를 드러낸 채 죄다 떠올랐습니다.

갑자기 뜨거워진 바닷물을 견디지 못한 겁니다.

양이 워낙 많다 보니 치우는데 중장비까지 동원됐습니다.

[김 철 / 물고기 양식 어민 : 고수온에 이렇게 많은 고기가 죽어서 안 좋은데 적조까지 와 버리면 어민들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최대의 전복 주산지에서도 폐사가 잇따랐습니다.

닭과 오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환풍기를 쉴 새 없이 돌리고, 수시로 물을 뿌려봐도 소용이 없습니다.

[최병상 / 양계 농민 : 얼음 사서 물에 띄워서 닭들이 먹게 하고, 어떻게든 시원하게 해주려고 하는데 안 돼(방법이 없어요).]

사과는 햇볕에 타들어 가 노랗게 변하고 말았습니다.

포도는 수분이 말라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나마 잠깐이라도 그늘에 피할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

숨 막히는 열기를 이렇게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농작물들은 그야말로 폭염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콩은 꼬투리가 떨어져 나갔고 고추는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김학흡 / 경북 안동시 : 속을 뒤집어 보면 꽃도 피지 않고, 꼬투리가 그대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폭염에 생육이 멈춰버린 인삼은 뿌리가 썩을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송영배 / 전북 김제시 : 이런 식이면 내년 농사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농사지어 먹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얘기죠.]

올해 여름 폭염으로 전국에서 폐사한 가축과 물고기는 줄잡아 6백여만 마리,

추석 대목을 앞두고 망연자실한 농어민들은 무심한 하늘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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