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을 못 가려'...3살배기 죽이고 서른 시간 방치

'변을 못 가려'...3살배기 죽이고 서른 시간 방치

2016.06.25. 오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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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춘천에서 30대 남성이 동거녀의 3살배기 아이를 폭행하고 집어 던져 숨지게 했습니다.

폭행 당시 엄마는 집에 없었고, 남성은 술에 취해 있었는데 아이가 변을 가리지 못했다는 게 폭행 이유였습니다.

이 남성은 게다가 숨진 아이를 서른 시간 넘게 방 안에 내버려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살배기 남자아이가 숨졌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아침 8시쯤.

경찰이 출동하자 방안에는 30대 남성이 자고 있었고 엄마인 20대 여성은 그 옆에 있었습니다.

아이는 피를 흘린 채 숨져있었습니다.

발견 당시 아이는 배를 포함해 온몸에 폭행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33살 정 모 씨는 3살배기 아이의 엄마인 23살 노 모 씨와 한 달 전쯤부터 동거하는 사이.

사건 당시 만취한 정 씨는 엄마인 노 씨가 없던 새벽 1시쯤 아이를 발로 차고 집어 던졌습니다.

아이가 변을 가리지 못해 냄새가 났다는 게 폭행 이유였습니다.

[정 모 씨 / 사건 피의자 : (지금 심경이 어떠십니까?) 죄송합니다.]

게다가 정 씨는 아이가 숨졌는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무려 서른 시간 넘게 방 안에 내버려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건 발생 다섯 시간 만에 집에 들어온 엄마 노 씨도 술에 취해 만 하루 동안 아이가 숨진 것을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홍광신 / 춘천경찰서 강력팀 : (엄마가)술이 많이 취해 귀가해서 아이에 대해 별로 신경을 못 쓰고 바로 잠들었다는 거예요.]

사건이 발생한 곳은 강원도 춘천의 대학가 원룸촌으로 방학 기간이어서 주변엔 빈방이 많았습니다.

이웃들은 아이가 사는지조차 잘 알지 못했습니다.

[이웃 주민 : 모르지 뭐. 여기 있어도 누가 사는지 몰라. 나는 엄마하고 아기가 사는지도 몰랐네.]

정 씨를 긴급체포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또 정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아이 엄마를 상대로도 아동 학대 여부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YTN 지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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