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밝자 화투패가 돌았다...깊은 산속 도박장

아침이 밝자 화투패가 돌았다...깊은 산속 도박장

2016.05.26. 오후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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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속에서 억대 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아침 시간에만 모여 화투패를 돌린 것으로 조사됐는데, 과연 왜 그랬던 걸까요?

이상곤 기자의 보도를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기자]
새벽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 펜션 주차장에 차들이 들어옵니다.

차에서 중년 여성들이 내리고, 이들이 들어간 펜션 안에서는 도박판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곧바로 경찰이 들이닥치면서 도박판은 난장판으로 변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여러분들 이 시간부터 도박죄로 현행범 체포되었습니다.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고, 변명의 기회가 있습니다.]

현장에서 압수된 판돈은 1억 원.

경찰에 붙잡힌 도박꾼들은 대부분 가정주부였습니다.

이들은 인적이 드문 산속에 도박장을 차려놓고 오전 시간에만 도박판을 벌였습니다.

아침 8시부터 3시간만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경찰 단속을 피하려고 충남과 대전, 전북 일대를 돌아다녔습니다.

[석정복 /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남편 출근 시간대, 경찰 교대 시간대 이 시간에 (도박장을) 운영하면 단속을 피할 수 있겠다는 계산 속에서 아침에 가정주부들을 모집하는 그런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도박에 참여한 가정주부 등도 밤에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서 오전 시간을 선호했습니다.

운영자들은 도박꾼 관리 차원에서 한 명에 10만 원씩 차비까지 챙겨 돌려보냈습니다.

[권 모 씨 / 도박장 운영자 : 가실 때 식사라도 챙겨 드시라고 (돈을) 드리는 거고…. 기름값이나 (하시라고 준비했습니다.)]

경찰은 도박장을 운영한 조직폭력배 권 모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불법 도박을 벌인 5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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