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병사'라던 할머니의 죽음, 유족이 CCTV로 '타살' 확인

경찰이 '병사'라던 할머니의 죽음, 유족이 CCTV로 '타살' 확인

2016.05.24. 오후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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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의 미흡한 초동조치로 살인 사건이 단순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마무리될 뻔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유족이 뒤늦게 집에 설치된 CCTV로 범행 장면을 확인한 건데 자칫 살인범을 놓칠 뻔한 경찰의 부실 수사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성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1일 오후 충북 증평군에서 80살 A 할머니가 자신의 집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병원에서 발급한 검안서를 근거로 단순 병사로 마무리했습니다.

경찰의 말을 믿은 유족은 장례를 치렀고, 뒤늦게 집에 설치된 CCTV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집안에 설치된 CCTV에는 전혀 다른 상황이 찍혀 있었습니다.

한 남성이 집에 몰래 들어와 할머니를 숨지게 하는 장면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겁니다.

유족의 제보를 받은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한 뒤 인근 마을에 사는 58살 신 모 씨를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청각 장애가 있는 신 씨는 1㎞가량 떨어진 마을에 사는 주민으로, 할머니와 평소 안면 있는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의사의 검안서만 믿고 집에 설치된 CCTV를 확인조차 하지 않아 자칫 살인범을 놓칠 뻔한 겁니다.

[경찰 관계자 : 현장 상황으로 봤을 때 피해자가 지병이 있었고 의사의 검안 소견이 병사로 나왔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도 경찰의 미흡한 초동 수사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자칫 사건이 단순 병사로 끝났으면 살인범이 마을을 버젓이 활보하고 다닐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을 주민 : 수사가 그냥 자연사로 죽은 줄 알고 지나가 버렸으면 그놈이 모든 짓을 다 하고 다녔을 거 아니에요. 그 CCTV를 아들이 확인했으니까 그러지.]

살인 사건이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끝날 뻔하면서 경찰의 부실 수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YTN 이성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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