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실수'로 13년 만에 드러난 '완전 범죄'

'말실수'로 13년 만에 드러난 '완전 범죄'

2016.05.03. 오후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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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뺑소니 교통사고로 위장해 남편을 살해한 아내가 13년 만에 붙잡혔습니다.

범행 장소와 시간, 타낼 수 있는 보험금까지 치밀하게 따져 범행을 저질렀고, 뺑소니 사고로 종결처리 됐던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피의자의 말실수에 꼬리가 잡혀 범행이 들통 났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의성군의 한적한 시골 마을.

나지막한 언덕 아래에서 트럭 한 대가 달려오더니 피해자를 향해 그대로 돌진합니다.

트럭 운전자는 바닥에 쓰러진 피해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달아납니다.

지난 2003년 2월 벌어진 뺑소니 사고를 재현한 장본인은 56살 이 모 씨.

[피의자 이 모 씨 : (충격할 때 피해자 봤습니까?) "퍽 소리는 났습니다." (퍽 소리 이외에 피해자가 쓰러지는 건 못 봤습니까?) "예." (그럼 차가 진행했다가 다시 돌아올 때 피의자가 여기 쓰러진 것 봤습니까?) "그것도 못 봤습니다."]

이 씨는 피해자의 부인 박 모 씨와 박 씨의 동생 등 모두 4명과 함께 범행 장소와 시간 등을 치밀하게 계획했습니다.

피해자와 생면부지였던 이 씨는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 살해한 피해자에게 농사를 배우겠다며 의도적으로 접근해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피해자가 평소 술을 좋아하고, 술을 마신 뒤에는 3~4km를 걸어서 집으로 간다는 점을 노려 뺑소니로 사고로 위장해 이곳에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뺑소니 사고가 일어나도 의심받지 않을 만한 장소를 골라 사고를 낸 겁니다.

또 휴일에 뺑소니 사고를 당하면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시간과 범행 방법도 미리 정해두고 그대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사고는 결국 뺑소니로 종결됐고 부인 박 씨는 모두 5억2천만 원의 보험금을 타냈습니다.

하지만 범인 중 한 명의 말실수로 사건 수사가 다시 시작됐고 결국 부인이 주도한 살인 사건임이 밝혀졌습니다.

[강병구 / 경북지방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장 : 세월이 지나다 보니 공범 중에 (한 명이) 잘못 뱉은 말을 누군가 들으면서 금융감독원으로 제보됐습니다.]

경찰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부인 박 씨 등 4명을 구속했습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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