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대중으로 대충...해도 너무한 지자체 관광객 부풀리기

눈대중으로 대충...해도 너무한 지자체 관광객 부풀리기

2016.02.15. 오전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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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자치단체의 관광 행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관광객 수는 눈대중으로 집계되거나 부풀려지고, 집계 기준도 천차만별입니다.

엉터리 통계는 전국 대부분 지자체가 마찬가지인데요.

해도 너무한 관광객 부풀리기, 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의 대표적인 관광지, 춘천 강촌유원지입니다.

지난 한 해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260만 명, 집계 방식은 이렇습니다.

한 해 동안 가장 인접한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진입한 모든 차량을 기준으로 산출했습니다.

고속도로만 나오면 모두 관광객인 겁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자체, 강원도의 경우 최근 3년간 3억 명,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에도 1억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전 국민이 한해 두 차례 정도 강원도를 찾았다는 건데요.

과연 사실일까요?

지난 한 해 강릉과 양양, 속초 등 동해안을 찾은 관광객은 오천오백만 명이 훌쩍 넘습니다.

아무래도 여름 해수욕장이 가장 많습니다.

현재 해수욕장 집계는 눈대중으로 단위면적 내 인구 밀집도를 판단해 기록합니다.

주민이나 관광객 구분도 없고, 무료 관광지인 경우 허수나 오차는 더욱 큽니다.

실제 지난해 여름 동해안 망상해변에 CCTV를 설치해 좀 더 정확히 조사한 결과 관광객 수는 예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었습니다.

집계 기준도 지자체마다 천차만별, 주먹구구식입니다.

올해 150만 명이 넘게 찾았다는 화천 산천어축제. 하지만 관광객 집계엔 빠져 있습니다.

축제는 물론 호텔과 콘도, 민박 등 숙박시설 이용자를 포함하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제외하는 곳도 있습니다.

설악산 같은 국립공원은 인접한 지자체 여러 곳에서 동시에 집계하는데, 실제 탐방객 수와 차이가 큽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남이섬 등 일부 관광지를 빼면 그나마 제대로 세는 곳도 거의 없습니다.

[신동주 / 강원대 관광과 교수 : 작년보다 나아졌다는 전시성 행정이라고 할까요. 알아서 적당히 매기는 적당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봐야겠죠.]

엉터리 관광객 통계는 모든 지자체의 공통된 문제입니다.

부풀려진 관광객 수는 자치단체의 치적으로 포장됩니다.

뻥튀기 통계를 기초로 한 관광 정책과 예산 배정이 관광사업 전반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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