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보고 싶다' 말한 어린 아들 숨지게 한 아버지

'엄마 보고 싶다' 말한 어린 아들 숨지게 한 아버지

2016.02.09. 오후 9:5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설 연휴에 '엄마가 보고 싶다'고 보채는 어린 아들을 아버지가 숨지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경남 창녕에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던 40대 남성이 벌인 일입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4~5년 전 베트남인 부인이 떠나고 혼자 아들을 키워온 49살 김 모 씨.

설날 오후, 9살짜리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명절을 아버지와 단둘이 보내던 아이가 '엄마가 보고 싶다'고 보챘던 것이 이유였습니다.

[서정민 / 경남 창녕경찰서 수사과장 : 수면제를 먹인 뒤에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고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아서 질식사시킨 사건입니다.]

정신과 질환으로 치료받던 김 씨는 때때로 정신이 온전하지 않았지만, 아들만은 끔찍하게 아꼈다고 이웃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이웃 주민 : 딴 사람한테는 평소 나쁘게 대하는 게 있어도 자기 아이한테는 참 잘했는데 아버지가 그랬다고 하니 우리는 이해가 안 가요.]

그런데도 아들을 숨지게 한 이유에 대해 김 씨는 자신처럼 정신질환을 앓게 될까 두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최근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거의 먹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 모 씨 / 피의자 : (우발적으로 그렇게 했습니까?) 죄송합니다.]

아버지의 그릇된 사랑이 빚은 비극.

경찰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과는 별도로 정신 감정 의뢰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