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세정업체 화학물질 유출...또 늑장 신고

영천 세정업체 화학물질 유출...또 늑장 신고

2015.09.02. 오후 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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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영천에서 불산이 섞인 화학물질이 유출돼 일부 주민들이 두통을 호소했습니다.

3년 전 구미에서 발생했던 불산 유출 사고를 떠오르게 하는 아찔한 사고였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회색빛 건물 옆 탱크에서 노란색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탱크에서 질산이 새어 나와 공기 중에 산소와 만나면서 노란색으로 색이 변했습니다.

이곳 실리콘 세정업체에서 질산과 불산이 섞인 실리콘 세정액 4톤이 유출됐습니다.

세정액이 담긴 탱크 유량계 밸브에 금이 가면서 사고가 일어났고, 탱크에 남아있던 세정액 5톤 가운데 4톤이 흘러나온 겁니다.

[오범식, 경북 영천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장]
"실리콘을 세정하는 액체인데 거기에 질산 60%, 불산 5%, 기타 물이 (포함돼 있습니다.) 사고 원인은 탱크 유량계 밸브 파손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출동한 소방은 유출된 세정액 3.5톤을 회수하고 나머지 0.5톤은 방제작업을 통해 추가 확산을 차단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50m 떨어진 곳에서 측정한 결과 유해 화학물질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반경 1km 이내에 있던 주민 200여 명은 인근 체육관으로 대피했습니다.

대피한 주민들 가운데 10여 명은 두통을 호소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이상 증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병삼, 영천시 부시장]
"반경 1km로 잡고, (주민들을) 전부 대피시켰습니다. 주민들이 필요하다고 하면 건강검진이라든지 1차 표본 조사를 통해서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여러 대책을 찾아서 추진하겠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업체는 화학물질이 유출된 것을 알고도 2시간 반 넘게 소방에 신고하지 않아 사고를 키웠습니다.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로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산업 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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