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지만 자랑스런 전역

늦지만 자랑스런 전역

2015.09.01.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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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도발 당시 자진해서 전역을 연기한 우리 장병들이 여든 명이 넘는다는 소식 여러 번 전해드렸는데요.

이 소식이 알려진 뒤 우리 군에 대한 감사와 격려가 이어지기도 했죠.

각 부대에서도 뒤늦게나마 이들에 대한 전역식과 축하행사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군부대 합동 전역식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장병들의 말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지환 기자!

강원도 육군 36사단 연병장입니다.

11시부터였죠?

합동 전역식은 끝났습니까?

[기자]
전역식은 조금 전 모두 끝났습니다.

지금은 가족, 전우들과 함께 부대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고 있는데요.

아마 전역을 경험한 남성분들은 다들 아실 겁니다.

본인에게는 가장 기다리던 날이겠지만 전역한다고 해서 어떤 행사가 열리지는 않죠.

하지만 오늘은 부대 측에서 좀 특별히 준비한 것 같습니다.

가장 위급한 순간에 자진해서 자리를 지킨 군인들이 부대를 떠나는 날이기 때문인데요.

사단장이 직접 합동 전역식을 주재하고 열병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이곳 36사단에서 전역을 연기한 건 중사 1명과 병장 3명, 모두 4명의 20대 청년입니다.

옆에 나와 계십니다.

직접 전역 소감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방승훈 중사와 박태희 병장입니다.

본인이 말년 휴가, 마지막 휴가 때 부대로 복귀했다고 했는데 가족들이 컸을 것 같아요.

가족들 걱정도 그렇고 어떻습니까?

[방승훈, 육군 36사단 수송대 중사]
"평상시 제가 군인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해 줬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훌륭한 군인 됐다면서 많은 칭찬과 격려를 해 줬고 제 직책인 행정보급관 특성상 제가 없으면 부대에 차질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체하지 않고 부대로 복귀하였습니다."

[기자]
이번에 전역을 하게 되면 제2의 진로를 찾아야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전역연기 사병들 얘기가 나오면서 기업체 특채라든가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어떻습니까? 생각이 있습니까?

[방승훈, 육군 36사단 수송대 중사]
"기업 특채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저는 지금 법원 공무원직을 준비 중입니다. 부모님도 다 법원 공무원이셔서 저도 그 뒤를 이어받아서 열심히 공부할 예정입니다."

[기자]
열심히 하시기 바라고요.

말씀 전해 듣겠습니다.

박 병장님은 부대 연기를 한 이유가 자신의 동생 때문이라 얘기가 있어요.

어떤 얘기입니까?

[박태희, 육군 36사단 공병대 병장]
"저희 군이 북한 도발로 인해서 위기사항에 처했을 때 아무래도 제 동생이 지금 이등병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데 동생 생각에 아무래도 저 혼자 전역하기에는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또 전우들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연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오늘 병사로서는 전역식이 정말 크게, 성대하게 이뤄졌어요.

열병식까지 하면서 가족들까지 초청을 했는데 동료들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많이 왔습니다.

기분이 어떠십니까?

[박태희, 육군 36사단 공병대 병장]
"기분이 엄청 좋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많이 떨고 있어서 군복무 하는 동안 정말 기억에 남을 그런 행사일 것 같고 전역을 하고 나서 나가서도 추억이 될 군생활일 것 같습니다."

[기자]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전역 이후에 좋은 길 찾으시길 바랍니다.

사실 위급한 상황에서 군인이 맡은 자리를 지키는 건 당연한 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다리던 전역까지 미루고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 임무를 완수하는 행동을 보인 건 마지막까지 가장 군인답고 그래서 더욱 명예로운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육군 36사단에서 YTN 지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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