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만 하면 들이받고 싶었다"...일부러 '쾅'

"운전만 하면 들이받고 싶었다"...일부러 '쾅'

2015.07.29. 오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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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통법규 위반 차량만 골라 6년 동안 무려 80여 건의 고의사고를 낸 3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황당하게도 이 남성은 운전대만 잡으면 들이받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진술했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두운 밤 교차로에서 보행자 신호등이 켜지자 차량이 잠시 멈춥니다.

정차했던 차량이 신호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하자 기다렸다는 듯 승용차가 차량을 들이받습니다.

버스 한 대가 차고지를 빠져나와 차량이 없자 불법으로 도로를 가로지릅니다.

갑자기 검은색 차량이 뒤따라오더니 일부러 버스 뒤를 꽝하고 들이받습니다.

이번에는 흰색 승용차가 주변을 서성거리다가 중앙선을 넘은 승용차를 따라가 들이받습니다.

모두 한 사람이 낸 고의사고입니다.

이처럼 교통법규 위반 차량만 골라 사고를 낸 사람의 정체는 30살 김 모 씨.

김 씨는 그동안 버스와 택시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쉽게 위반하는 곳을 기억해두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습니다.

김 씨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저지른 고의사고는 확인된 것만 81건, 김 씨는 보험금 3억5천만 원을 받아내 7천만 원가량을 챙겼습니다.

김 씨의 범행 이유는 황당합니다.

[김 모 씨, 피의자]
"저는 사고를 안 내고 싶었는데 정신적인 장애가 갖고 있다 보니까 무의식적으로 계속 제가 사고를 내게 되더라고요."

상습 범행을 저지르고도 적발되지 않았던 이유는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만 골랐고 피해 금액이 적어 경찰 조사 없이 손쉽게 보험금을 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영, 피해자]
"처음에는 제가 100% 잘못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CCTV를 보니까 제가 받혔더라고요. 굉장히 황당했어요."

김 씨는 고의사고를 의심하는 보험회사 직원을 금융감독원에 신고하기까지 했습니다.

[도삼택,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 교통조사계]
"중앙선 침범이나 신호위반 사고는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데, 피의자는 운전 조절 능력이 뛰어나 가벼운 사고들만 냈습니다."

경찰은 김 씨를 구속하고 6년 넘게 고의사고를 낸 점으로 볼 때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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