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음료수' 사건 검찰 송치...의혹만 무성

'살충제 음료수' 사건 검찰 송치...의혹만 무성

2015.07.27. 오후 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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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살충제 음료수' 사건이 발생한 지 딱 2주 만에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피의자 박 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 검찰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윤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살충제 음료수' 사건의 피의자 83살 박 모 씨가 휠체어에 실려 경찰서 유치장을 빠져나옵니다.

열흘이 넘게 이어진 유치장 생활 때문인지 기력이 쇠약해진 모습입니다.

경찰은 할머니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한 살충제 음료수 사건이 발생한 지 2주 만에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박 씨 집에서 나온 살충제가 담긴 자양강장제 병과 살충제 병, 살충제가 묻어있는 박 씨의 옷 등을 증거로 들었습니다.

또 사건 당시 112나 119에 신고를 하지 않았고, 당일 행적에 대한 박 씨의 진술이 여러 차례 뒤바뀐 것도 정황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이규봉, 경북 상주경찰서 수사과장]
"피의자가 그 당시 입고 있었던 의류 그리고 타고 다니던 전동 스쿠터 이런 데서 동일한 성분의 살충제가 검출된 부분하고요. 그리고 피의자가 그 당시 마을회관에 있을 때 행적이 일관되지 않거든요. 진술 자체가…."

경찰은 박 씨가 화투놀이를 하면서 다퉜고, 3년 전 발생한 농지 임대료 문제로 인한 다툼도 범행 동기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2일 박 씨의 변호사가 사임한 이후 경찰 조사를 받지 않고, 거짓말 탐지기 사용을 거부하고 있는 점도 경찰이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이규봉, 경북 상주경찰서 수사과장]
"(의심 가는) 부분에 대해서 경찰이 확인해야 하고, 조사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거든요. 근데 조사가 본인이 변호인 없이는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해서 전혀 조사가 안 됐습니다. 그리고 계속 병원에 가시고…."

박 씨는 지난 21일부터는 두통을 호소하면서 매일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박 씨 가족들은 박 씨가 뇌경색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는데도 경찰이 강압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의자 박 씨 가족]
"응급의사가 이 상태가 되면 최소한 1주일 정도는 입원해서 안정치료를 해야 한다. 관찰 치료도 해야 되고…. 그런데 경찰은 여기 (대구 한 대학병원) 에서는 입원이 안 되고 무조건 자기 관할로 다시 돌아가야 한대요."

박 씨의 조사 거부로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시점과 살충제 구입경로를 확인하지 못한 채 검찰에 사건을 넘겼습니다.

사건 발생 2주 동안 다 풀지 못한 의혹을 해소하고 박 씨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이윤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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