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기 봉사로 변해가는 필리핀 오지 마을

집 짓기 봉사로 변해가는 필리핀 오지 마을

2015.07.03.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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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메르스 여파로 여름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의 봉사 활동도 많이 위축됐는데요.

그래도 꼭 가야 하는 곳에서는 대학생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값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필리핀 오지 마을에서 집을 짓고 있는 우리 대학생들을 김종호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필리핀 민도로 섬.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운동과 식사를 마친 부산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이 자동차로 비포장도로를 달려 산 중턱 바클라얀 마을에 도착합니다.

곧바로 마을 곳곳으로 흩어진 학생들은 정글 도와 망치를 쥡니다.

야자수 목재로 뼈대를 만들고, 대나무 껍질을 벗겨 결을 따라 길게 자른 것을 바닥에 깔고, 나뭇잎을 엮은 것을 지붕으로 삼아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반선간, 부산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장]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잘 따라주고 각 조 조장들도 많이 독려하고. 다 같이 힘드니까 다 같이 힘내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잘 이겨내고 있고 저도 참 고맙고 그렇습니다."

남국의 뜨거운 태양 아래 이어지는 익숙하지 않은 노동.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몸은 쓰러질 것 같지만 집이 없는 주민들에게 새집을 선물한다는 생각에 마음속은 더욱 흐뭇해집니다.

[박수진, 부산외국어대학교 학생]
"처음에는 적응이 안 돼서 조금 후회도 있었지만 하면서 어린이들과 집주인 분들과 친해지면서 뿌듯함도 느끼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저녁이 돼도 여전히 구슬땀이 쏟아집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를 전하려고 태권도에 K팝, 사물놀이까지 연습하고, 한 마디라도 더 건네며 친해지려고 현지 언어도 배우느라 쉴 틈이 없는 것입니다.

부산외대가 바클라얀 마을을 찾은 것은 올해로 3년째.

학생들이 갹출한 돈으로 이미 집 14채와 어린이집을 지었고 올해 다시 집을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러 마을을 찾았습니다.

[릭, 바클라얀 마을 족장]
"덕분에 저희 생활 양식이 변해서 부산외국어대학교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학생들이 선물한 집이 마을 풍경만 바꾼 것은 아닙니다.

다른 마을에서 터전을 옮긴 사람으로 인구가 늘고 마을 공동 매점까지 생기면서 생활에도 작은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흘린 굵은 땀방울에 조금씩 변해가는 마을의 모습은 값진 경험으로 변해가는 학생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필리핀 민도로 섬 바클라얀 마을에서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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