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백로떼 '골칫거리' 전락

도심 속 백로떼 '골칫거리' 전락

2015.07.02. 오전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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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희고 깨끗한 모습을 띠고 있어 청렴한 선비의 상징으로 알려진 백로가 전국 곳곳에서 말썽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도심까지 날아와 둥지를 트는 바람에 시민들의 불편과 피해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김동우 기자입니다.

[기자]
수백 마리의 백로들이 소나무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배설물과 알이 부패해서 풍기는 악취가 코를 찌를 정도로 심합니다.

짝짓기와 암컷을 차지하려는 수컷들의 다툼으로 무척 시끄럽습니다.

문제는 이곳이 산속이 아니라 도심 속 학교 인근이라는 점입니다.

당연히 학생들의 수업 방해는 말할 것 없고 털 등 날아오는 먼지로 급식에도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이우석, 청주남중 3학년]
"냄새가 심해지고 음악실 같은 경우에는 평소 소리가 시끄러워서 소리도 잘못 들어서 음악수업에 지장을 줍니다."

[안태경, 청주남중 영양교사]
"깃털이 이처럼 방충망에 가득합니다.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식사하는 공간인데 식생활관에서 위생적으로나 아이들 건강상으로 가장 우려가 됩니다."

3년 전부터 한두 마리 씩 날아들기 시작한 백로떼가 이젠 갈수록 늘어나 학교 측도 속수무책입니다.

소나무를 베어내 수종을 갱신하는 것 이외에 방법이 없지만, 학교에선 권한 밖입니다.

이처럼 백로 떼가 이곳에 집단 서식하는 것은 인근 무심천의 수질이 좋아지면서 먹잇감인 물고기가 많이 살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무심천에서 먹이를 찾고 천변을 날아 도심의 삭막함을 크게 덜어주었던 백로가 이젠 생활에 큰 불편을 주는 애물단지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YTN 김동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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