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나노 장비로 참기름 짜 명절 선물

25억 나노 장비로 참기름 짜 명절 선물

2015.04.30.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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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라남도가 출연한 전남생물산업진흥원에는 나노바이오연구센터라는 연구기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원에서 25억 원짜리 값비싼 장비로 명절 때마다 참기름을 짜 원장 선물로 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다른 전라남도 출연 연구기관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김범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남 장성에 있는 나노바이오연구센터입니다.

이 연구원에는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로 특정 물질의 요소를 추출하는 25억 원짜리 장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초임계 추출기는 명절 때가 되면 원장의 지시에 따라 원장 이름으로 선물할 참기름을 짜는 기계로 둔갑했습니다.

[인터뷰:이재의, 전 나노바이오연구센터 원장]
"조사에서 성실하게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내용은 수사관 앞에서 성실하게 답변드리겠습니다."

이 전 원장은 지난 4년 동안 과학기자재를 납품받는 것처럼 속여 6천여만 원어치의 참깨와 포장용 오동나무 상자 등을 샀습니다.

그리고 참기름을 짜낸 뒤 명절 때마다 자신의 이름으로 2백여 명에게 선물을 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제가 불거지면서 광주광역시장 비서실장을 그만둔 이 전 원장은 또 '활동비를 마련하라'고 지시해 팀장 등에게서 10차례에 걸쳐 2천백만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나노바이오연구센터 팀장 1명은 과학기자재 소모품 독점 납품 대가로 회식비 등을 챙겼습니다.

팀장 4명 모두를 비롯해 연구원 9명이 납품비리로 입건되는 등 나노바이오연구센터는 비리 복마전과 다름없었습니다.

[인터뷰:김신웅,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연구원들 묵인하에 견적서를 제출해서, (납품 업자) 자신이 제일 낮은 견적 금액을 제출해서 자신이 독점적으로 납품했습니다."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전 원장과 연구원, 납품업자 등 모두 20명을 입건하고, 다른 연구원 6곳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YTN 김범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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