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금관총 90여 년 만에 우리 손으로 발굴

경주 금관총 90여 년 만에 우리 손으로 발굴

2015.03.03. 오전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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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라 유물을 대표하는 '금관'이 최초로 발견된 곳이 경주 금관총입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가 체계적인 조사 없이 며칠 만에 유물만 수습하고 말았는데요.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주 금관총을 우리 손으로 정식 발굴합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혼불이 점화되자, 초헌관이 술을 따르고 절을 올립니다.

경주 금관총을 발견한 지 90여 년 만에 정식 발굴을 시작합니다.

봉토 측량에 이어 4개월 동안 본격적인 내부 조사가 이뤄집니다.

금관총은 일제강점기인 지난 1921년 주택 공사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습니다.

절반 이상 파괴됐지만, 금관을 비롯해 장신구와 무기 등 4만여 점의 화려한 유물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일제는 체계적인 발굴조사는커녕 경찰서장 등 비전문가를 동원해 나흘간 유물만 수습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송의정,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장]
"발굴이 아니고 사실은 유물이 노출되어 있으니까 수습만 됐거든요.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순금제 금관이 발견된 무덤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을 모릅니다."

이번 발굴로 지금까지 불분명했던 무덤의 구조 등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일제강점기 조사 자료가 일본 제국주의의 시각을 담고 있는 만큼 우리의 인식과 연구 성과로 금관총을 재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김대환,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일제는) 식민사관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유물을 수습했습니다. 예를 들어 금관에 달린 비취 곡옥이 일본에서 나왔다는 얘기는 과거 일본의 천황이 신라를 정벌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발굴 현장은 조사 기간 내내 일반에게 공개되고, 발굴조사의 진행과정도 중간중간 소개될 예정입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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