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 6시간 동안 멈춘 열차...승객 분통

산속에서 6시간 동안 멈춘 열차...승객 분통

2014.11.23. 오전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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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60명이 넘는 승객이 탄 열차가 산속 외진 곳에서 6시간 가까이 멈춰서 있었습니다.

사고 열차를 견인하러 간 기관차는 오히려 사고 열차와 충돌했는데요.

기다림에 지친 승객 전원은 산길을 걸어 내려와 자정이 넘어서야 겨우 버스로 귀가했습니다.

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승객들이 터널 옆 열차에서 빠져나옵니다.

불빛도 없는 어두운 산길을 한참 걸어 내려옵니다.

강원도 정선에서 출발한 청량리행 무궁화호 열차가 갑작스럽게 멈춰선 건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기차가 출발한 지 30분 정도 지나서였고, 멈춘 곳은 산속 외진 터널 입구였습니다.

사고 이후 응급 복구와 열차 견인을 위해 기관차 1대가 긴급 투입됐지만, 이마저도 고장 열차와 충돌하면서 기차 안은 전기까지 끊겼습니다.

승객 28명이 다쳤고, 그 가운데 절반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인터뷰:열차 탑승 승객]
"문을 닫자마자 순식간에 쾅하더니 그냥 나가떨어졌어요. 불도 갑자기 쾅하더니 다 나가버리고..."

사고 처리가 지연되면서 결국 160여 명 탑승객 전원은 산 밑으로 이동해 버스로 옮겨타야 했습니다.

승객들은 사고 발생 6시간이 넘은 밤 12시가 넘어서야 코레일이 뒤늦게 배치한 차량에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사고 후 후속 조치는 물론 차량 배정도 엉망이라고 승객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인터뷰:채미경, 열차 탑승 승객]
"차 세 대는 청량리로. 차 한 대는 대전으로, 또 한 대는 원주로 배정한다고 했는데, 지금 배정이 안 되고 있어요."

코레일은 빗길 오르막 구간에서 열차 바퀴가 헛돈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고 열차에는 대부분 주말을 맞아 정선 오일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원인 모를 열차 고장에 2차 충돌 사고, 그리고 답답한 사고 후속 조치까지.

오랜만에 기차 나들이에 나선 승객들은 산속에서 날벼락을 당한 뒤, 밤새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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